"끝까지 밝히지 않으려 했는데 소외 이웃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나눔의 손길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독일보 장세규 기자] 지난 2011년부터 연말이되면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나 정성이 담긴 손편지와 함께 1억 원을 쾌척하며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했던 일명 '신월동 주민'의 얼굴이 밝혀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이상락 씨로, 지난달 25일 이 지역신문인 <양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실이 공개됐다.
신문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기업체 대표인 이상락 씨는 원래 다른 이유로 이 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 자신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매년 1억원씩 기부했던 '신월동 주민'임을 어렵게 밝히면서 이야기는 이 씨의 선행 쪽으로 흘러갔다.
앞서 이 씨는 ▲2011년~2014년까지 4년간 1억원씩 모두 4억원의 후원금으로 구세군에 전달했고, 지난해는 1억원의 수표와 함께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 아버지의 뜻을 이해해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위들 딸들에게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고 싶으며 새해에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많은 발전이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기원해 봅니다"라는 손편지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상락 씨는 이 같은 기부에 대해 “내 몸에 투자하지 않고 아끼고 절약해 남을 돕는다는 뿌듯함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끝까지 밝히지 않으려 했는데 소외 이웃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나눔의 손길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나도 몰래 말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눈에 띄면 치우고 가야 성미가 풀릴 정도로 '봉사가 생활'이된 이상락 씨는 산에 갈 때도 항상 전지가위를 들고 가 등산객들에게 위험한 요소를 처리해주고 나무를 휘감은 칡덩굴 등도 잘라내 나무가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에 손재주까지 주셔서 봉사를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며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이상락 씨는 베풀기 좋아하는 성품도 부모님께 받은 '선물'이라며 “타인과 내 것을 나누면 더 열심히 살게 되고 그러면 더 벌게 되고 마음도 여유로워 진다”고 덧붙여 말했다.
#기독일보는 기부천사 이상락 씨와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더 이상 자신이 노출되는 것이 부끄럽다는 이 씨의 고사에 직접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당초 인터뷰를 진행한 <양천신문>의 양해를 구하고 인용보도를 하게 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