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오는 23일 제3차 고위급 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23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대표단과 만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대화 재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번 베이징 대화는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의문에 대해 북한이 답변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번 3차 고위급 대화에서 지난해 12월초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 동의 및 미국의 24만t 대북 영양지원 등에 대한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해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 대행은 이날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런 종류의 대화는 한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협의를 요구한다"며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과 유엔(UN) 결의안 이행 등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는 낙관론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실론의 문제로,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길을 선택하는지를 점검하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해머 차관보는 이와 함께 대북 식량(영양)지원 논의에 대해 "오늘 국무부 발표를 보면 로버트 킹 북한인권대사가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대화의 주요 초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ㆍ미는 지난해 7월 미국 뉴욕,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차례로 1,2차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었다.
양측은 이어 지난해 12월 22일 베이징에서 제3차 고위급 대화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취소됐었다.
이번 제3차 북미 고위급 대화는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이번 대화 재개에 대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북한 새 지도부가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함께 중단된 남북대화의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베이징 대화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