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검찰수사와 관련해 중도에 물러나면서 정국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트히 4·11 총선을 불과 62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총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993년 4월 박준규 당시 국회의장이 재산파동으로 중도 낙마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검찰 수사로 사퇴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더욱이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41) 씨가 검찰조사에서 '지난 2008년 7월 전당대회 직후 고승덕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돌려받은 뒤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수석은 그간 돈봉투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고 의원과는 얘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박 의장이 이날 국회 대변인을 통해 밝힌 사퇴의 변에서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면서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제 책임으로 돌려주시라"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검찰수사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총선기간 내내 핫 이슈가 될 공산이 크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의 전방위 공세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여권은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며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당헌ㆍ당규와 당명까지 바꾸며 전방위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으로 그간의 쇄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당에서 수차례, 그것도 아주 강하게 자진 결단을 요구하지 않았느냐"면서 "박 의장이 왜 이렇게까지 사태를 키워 당에 부담을 주느냐"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선 차제에 이명박 정부와 단절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舊) 체제와 선을 긋지 않고서는 새누리당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김 수석의 동반사퇴를 촉구하며 대대적인 대여공세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