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지역의 흑인교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무분별한 살인자"라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난사로 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비극이다"라고 비통함을 표했다고 미국 CNN 방송은 18일 보도했다. "우리가 위안과 평안을 구하는 곳(교회)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특히 가슴 아프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는 사건이 발생한 엠마뉴엘 교회에 지인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했다 희생된 클레멘타 피크니 목사님을 잘 알고 있다"며 "어떠한 위로도 유가족들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다.
찰스턴 지역의 엠마뉴엘 교회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해 9명의 흑인의 목숨을 숨지게 한 용의자는 범행 하루 만인 17일 아침 노스캐롤라이나 셸비에서 검거됐다. 용의자는 딜란 루프로 21살 된 백인 청년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살인자들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총기 소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누군가를 해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무 문제 없이 총기를 소지함으로써 무고한 희생자들이 생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오바마는 밝혔다. "이러한 집단적 폭력은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성명 발표를 너무 많이 했다"며 그의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코넷티컷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콜로라도주 오로라 극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등 여러차례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무고한 희생자들이 사망했다.
그러나 랜드 폴 공화당 대선 후보는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어떤 사람이 교회에 들어가 9명을 사살하겠는가? 우리 나라는 병들었다. 확실히 무언가 잘못됐다. 그러나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폴 의원은 밝혔다.
한편 전미총기협회(NRA)는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에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전미총기협회는 유사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총기 규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샌디 훅 사건 이후 백악관은 총기 판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12월 미국 코네티컷주(州) 뉴타운에서 발생한 '샌디 훅'사건은 애덤 란자(당시 20세)가 집에서 어머니를 총으로 살해하고 샌디 훅 초등학교로 가서 학생 20명과 교사 등 성인 6명을 죽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그러나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은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심지어는 총기 구매자의 신상을 조사하기 위한 법안도 지난 2013년 4월 상원의 지지를 얻지 못했었다.
의회의 지지 없이,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사용 규제를 위한 수십 개의 행정조치에 서명한 상태다. 그러나 총기 구매자의 신상 조사를 위한 법안 등 여러 법안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샌디 훅 사건 이후 단 한 건의 총기규제 법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하원에서 자신의 임기 중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