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3명의 수도사들과 6명의 학생들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점령한 모술로부터 불과 12마일(약 19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라크 북부 마르 마타이(Mar Mattai, 성마태)에 있는 고대 수도원인 성 마태 수도원에서 피신을 거부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곳이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에르빌의 갈데아 가톨릭교회 대주교인 바사르 와르다(Bashar Warda)는 소수의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들 9명의 기독교인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왜 그들이 안전한 장소(성 마태 수도원)에 있다고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와르다 대주교는 가톨릭 뉴스 에이전시에 "표현하기 힘들지만 하나님이 수도원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금하실 것이며 자신들은 하나님의 안전한 손 안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IS가 모술을 점령한 이후 인근 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피신한 상태다.
현재 이곳은 IS를 겨냥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연합군이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세 명의 수도사 중 한 명인 유시프 이브라힘(Yousif Ibrahim)은 USA 투데이에 "이곳에서 전투와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밤에 집중돼 밤이면 하늘이 대낮처럼 환하다"며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원에 있는 6명의 학생 중 한 명인 사하르 카라이코스(Sahar Karaikos)는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의 스승들이 우리에게 평안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가 최전선에 있어 IS가 순식간에 이곳에 쳐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설령 그들이 수도원을 취한다 하더라도 이곳을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말로도 꺼내기 싫다"고 말했다.
이 수도원은 니너베(성경의 니느웨) 평원의 알파프(Alfaf) 산 꼭대기에 있는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독교 수도원 중에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 수도원은 현재 시리아 정교회 소속인데, 시리아어 기독교 관련 사본 등 중요한 소장품을 구비한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IS는 레반트 지역(그리스, 시리아, 이집트를 포함하는 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역사적인 지명)을 칼리프(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존재)가 다스리는 지역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주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IS는 지난 해 6월 이라크 두 번째 도시인 모술을 점령하고, 두 달 만에 모술 주변 지역들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IS는 이 지역의 기독교 유산들을 파괴하고 있는데, 와르다 대주교는 그들이 사람의 신앙은 파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와르다 대주교는 "IS는 벽을 파괴하고, 역사적 유적지들을 파괴하고 있지만 신앙을 파괴할 수 없으며, 이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목숨을 걸고 자신들의 기독교인 신앙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IS는 지난해 6월 점령지를 칼리프가 다스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선포한 이후 1,511명의 시민들을 포함해 2,618명을 처형했으며, 최근 두 달 동안은 23명의 어린이와 32명의 여성을 포함해 464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처형은 참수나 총격, 또는 투석으로 진행됐다. 또 IS 대원 중에서도 신앙심이 투철하지 못하다던가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39명을 죽였는데, 이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