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파키스탄 라호르(Lahore)에서 지난 5월 기독교인 대학살이 일어날 뻔 했으나 3명의 무슬림 지도자가 신성모독 혐의로 기독교인들을 대량 살상하라고 무슬림들을 선동한 다른 이맘(기독교의 목회자)에 반대해 폭동 저지에 나서면서 무산됐다고 피데스 뉴스 에이전시(Fides News Agency)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일로 지금까지 22명의 무슬림들이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의 기독교인 변호사가 지난 5월 24일 일어난 사건에 대해 공개했는데, 라호르 지역의 기독교인인 후마윤 파이살(Humayun Faisal)이 신성모독으로 간주되는 쿠란을 태웠다는 혐의로 기소되자 무슬림 폭도들에 의한 다수의 기독교인 공격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파이살을 체포해 폭도들에 의한 집단 폭행과 교수형을 면했다. 그러자 무슬림 폭도들의 분노는 파이살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인근에 있는 기독교 마을로 향했다.
하지만 하지 피르 샤피크(Haji Pir Shafiq)와 두 명의 다른 무슬림 지도자들이 무슬림 폭도들에 의한 기독교인 대학살을 저지하고 나섰다고 라호르의 평화센터(Peace Center)의 디렉터인 도미니크회 신부인 제임스 챤넌(James Channan)이 밝혔다.
챤넌 신부는 "다른 두 무슬림 지도자들은 기독교인들에 대해 우호적이며, 중재에 힘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라호르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이맘인 압둘 카비르 아자드(Abdul Khabir Azad)는 이곳이 매우 불안하다는 사실을 알고 기독교 마을로 와서 새벽 3시까지 머물렀으며, 지역의 무슬림 지도자들이 어떤 형태의 폭력도 멈추도록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또 "파키스탄 울레마 카운슬(Pakistan Ulema Council)의 의장인 알라마 타히르 아쉬라피(Alama Tahir Ashrafi)도 중재를 위해 즉시 현장으로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챤넌 신부는 "이 두 명은 무고한 기독교인들에 대한 어떤 보복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무슬림 폭도들에게 분노를 가라 앉히고 평정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며 "그들은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좋은 본보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인이 신성모독죄를 범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 정부에서 판결을 내리기도 전에 전체 이슬람 커뮤니티가 들고 일어나 폭동을 벌인다고 전했다.
비영리기관인 'NGO Center for Legal Aid Assistance and Settlement'의 디렉터인 나시르 사이드(Nasir Saeed)는 파키스탄에서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더 많은 폭력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동은 기독교가 성장하는 데 대한 혐오가 얼마나 심한 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보복을 위해 악용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기독교인들을 보호하고 이 법의 악용을 막을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폭도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독교인과 교회에 대한 공격을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파키스탄에서는 교회를 향해 재산권을 포기하라는 협박도 들어오고 있다.
기독교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성도가 300명 가량인 오순절계통의 예루살렘 교회는 무슬림들로부터 더 이상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말고, 교회의 재산권을 자신들에게 넘긴 후 교회를 비우고 떠나라는 협박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