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신 30:19)
2015년은 우리나라가 생명의 빛을 되찾은 광복 70주년이자 온전한 생명을 되찾지 못한 미완의 광복 70주년이기도 한 해입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라는 거대한 슬픔 앞에서 한국사회가 생명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태양과 바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고 흙과 물을 망가뜨리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전하는 청지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침묵했던 우리의 모습을 회개하며,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가장 고귀한 생명의 가치가 상실되는 상황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지 못했고 생명을 택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우리와 우리 자손이 살고 하나님의 피조세계를 살리기 위하여 생명을 택해야 할 때입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안전문제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는 수명이 재연장되었고, 고리 1호기는 50년 가동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로 인한 주변 생태계의 교란과 파괴는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지만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논의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유전자 조작식품과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인해 땅과 식량주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도 우리는 속수무책입니다.
다만 이제 우리는 생명의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생명과 안전을 택하고 피조세계와의 공존을 꿈꾸며 풍성한 생명을 누리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우리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노후 원전 폐쇄를 시작으로 원자력 발전 중심의 정책을 넘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향상, 재생가능 에너지(생산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 우리는 4대강 공사의 결과가 투명하게 평가되고, 진행 중인 하천정비 사업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며, 오염된 4대강의 재자연화 논의가 조속히 진행되기를 촉구합니다.
셋, 우리는 먹거리 안전과 식량주권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식량자급률 법정화, 기초 농산물에 대한 국가의 수매, 농산물 가격 안정, 농업인 소득 안정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무분별한 소비와 반생태적 생활방식을 벗어나 생명을 택하고 살리는 일에 힘쓰며, 창조질서를 보전하면서 피조물이 고대하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존재를 계속해서 확인해 나갈 것입니다.
2015년 6월 7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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