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연루된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출신 김모(54)씨를 나흘째 불러 조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게서 "확인할 내용이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안팎에선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친박 핵심 인사 6명과 관련한 '그림 맞추기'가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매일 불러 조사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1일에도 김씨를 소환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다. 김씨는 첫 소환 당일 7시간 조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튿날 14시간, 그 다음날엔 11시간 각각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 이날 조사 역시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조사가 최종적으로 언제 끝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확인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일종의 '그림 맞추기'를 염두에 둔 '딜'(거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이 사실상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선 덮고 가겠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이에 맞는 그림을 맞추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피의자를 매일 연속으로 불러 조사한 뒤 귀가 조치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뤄진 피의자의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씨가 매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으면서도 나흘 동안 변호인을 한번도 대동하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소환 통보를 받았던 지난달 2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는 변호사와 상의를 해보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김씨의 행보는 분명 통상적인 피의자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진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는 한두 번 정도면 마무리 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매일 불러 조사하면서도 아직 조사할 양이 많이 남았다는 건 그만큼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씨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 것도 검찰에 굳이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검찰에서 받는 압박감이 덜하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의 행보에 대해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결론에 맞는 그림을 맞추는 게 아니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리가 없다"며 "새누리당 대선자금과 관련해 김씨를 조사할 경우 청와대에서 가만히 보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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