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남매의 주식자산 승계율이 22%에서 47.5%로 25.3%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삼남매의 주식자산 가치도 지난 1년간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은 2조6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5조원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40%로 6%포인트 높아졌지만, 삼성을 제외하면 나머지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4% 떨어져 승계율이 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4년 1월부터 1년4개월여 동안 30대 그룹 중 총수가 있는 26개 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 변동내용을 조사한 결과, 주식자산 승계율은 지난해 초 34.1%에서 지난 7일 종가 기준 39.9%로 5.8%포인트 높아졌다.
주식자산 승계율은 경영권을 가진 총수와 부인, 자녀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전체 주식자산 중에서 자녀에게 이전된 주식자산 비율이다. 조사 결과 주식을 보유한 부모 세대 경영인은 127명, 자녀세대는 210명이다.
주식자산은 상장사는 7일 종가 기준, 비상장사는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자본가치에 개인별 보유 지분율을 곱해 산출했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의 주식가치가 13조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5.3% 증가했지만, 삼남매는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234.7% 늘었다.
이는 지난해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재편에 나서며 제일모직(전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를 상장하면서 보유 주식가치 평가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지분 23.24%를 지닌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 주식 지분 11.25%의 가치도 4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 평가액은 지난해 초 2조6000억원에서 1년여 만에 7조8000억원으로 201.0%나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삼성SDS 외에 삼성전자(0.57%), 삼성생명(0.06%), 삼성화재(0.09%), 삼성자산운용(7.70%)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 7.75%와 3.90%씩을 보유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각각 62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276.8%, 4800억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3배 이상 높아졌다.
1년여 만에 8조7000억원 늘어난 삼남매의 주식가치는 30대 그룹 2~4세 전체 증가액인 7조9000억원보다 8000억 원 많은 규모다.
삼성가 삼남매를 제외한 30대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21조원에서 20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7800억원(3.7%) 줄었다.
삼성을 제외한 25개 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37.7%에서 36.3%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관련 핵심인 롯데쇼핑의 주가가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현대차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자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한 영향이 컸다.
롯데쇼핑은 주가가 지난해 초 40만4000원에서 7일 25만5000원으로 36.8% 하락함에 따라 13.5% 지분을 보유한 롯데가 2세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주식가치가 1조7000억원에서 1조800억원으로 각각 6300억원(36.8%)씩 총 1조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하며 지분율이 43.4%에서 30% 미만(29.99998%)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이 1조원에서 6000억원, 정 부회장이 2조8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모두 1조2000억원 감소했다.
30대 그룹 중 자산승계가 완성됐거나 마무리 단계인 곳은 롯데와 KCC, 현대백화점 등이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등 1세대 경영자들의 지분가치가 3200억원, 신동빈 회장 등 2세가 3조5000억원으로 승계율이 91.7%로 가장 높았다.
KCC와 현대백화점도 정상영, 정몽근 세대에서 정몽진, 정지선 세대로 승계가 이뤄졌다.
이어 효성(74.3%), 두산(73.8%), 동부(70.8%), 금호아시아나(68.4%), 영풍(장형진 일가·53.2%) 등 8개 그룹이 후계 세대의 주식자산이 승계 세대를 앞섰다.
이에 반해 삼성을 비롯한 18개 그룹은 여전히 승계 세대의 주식자산이 후계 세대보다 많았다.
그룹별 주식자산 승계율을 보면 삼성(47.5%)·대림(43.2%)·신세계(40.2%)는 40%대, 영풍(최창걸 일가·39.9%)·한화(37,4%)·현대차(37.3%)는 30%대였다. 한진(조양호 일가·24.5%)·OCI(22.3%)·GS(22.1%)·LG(21.5%)·LS(18.9%)·미래에셋(10.9%) 등은 승계율이 10~20%에 속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인데 반해 그의 아들인 정기선 상무는 현대중공업 주식 53주를 보유해 승계율이 '제로'에 가까웠다.
SK(0.3%)를 비롯해 부영(2.3%), CJ(3.0%), 현대(5.5%), 동국제강(8.5%) 등도 승계율이 한 자릿수였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삼성의 승계율이 25.4%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동부(6%포인트), 영풍(최창걸 일가·5.7%포인트), OCI(5.7% 포인트), LS(5.3%포인트) 등이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반대로 영풍 장형진 일가는 5.8%포인트 낮아지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한진(1.7%포인트), 롯데·한화(각 1.5%포인트) 등도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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