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지난 25일 발생한 강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네팔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기도를 요청한 네팔 교계와의 연대의 뜻을 밝히고, 기도회에 참석한 네팔인과 현지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네팔지진 한국교회대책협의회'(이하 네팔 대책협)는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마른내로(오장동)에 위치한 서울제일교회에서 '지진으로 인해 고통받는 네팔인과 함께 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이날 예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재성 사관이 인도했다.
이재성 사관은 "네팔에서 기도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말하고, "이번 네팔인들을 위한 기도회를 통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 네팔을 돕는 일들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 했다. 더불어 "하나님이 위로와 새로운 희망 주실 것"이라고 했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원장인 김영균 신부는 기도에서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언급하고, 한국교회가 선한 사마리아인들처럼 하나님의 사랑의 도구가 될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피해를 입은 네팔인들의 위로를 구했다.
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은 누가복음 10장 30절에서 37절을 본문으로 '이웃이 되어 주어라'라고 전한 설교에서 예수께서 가나안 여인의 귀신들린 딸을 고쳐준 부분을 전했다. 그는 "그리스도는 언제나 약한자 소외된자 버림 받은 자 등을 이유 불문하고 불쌍히 여기셨던 분"이라 말하고, "우리는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공생애 기간을 통해 보았다"며 "선입견, 지역적 경계를 넘어서 귀신들린 딸을 구하신 주님의 행적은 모든 이웃들을 향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를 깨닫게 하신다"고 했다.
이어 박종덕 사령관은 "한국전쟁으로 우리 국토가 파괴됐을 때, 세계 이웃들이 조건을 따지지 않고 도와줬던 바 있다"고 말하고,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피해 당한 이리시민들의 이웃이 되어 주었다"면서 "가까웠던 관계는 아닐지라도 기독교인들이 앞서서 그리고 한국인들이 앞서서 네팔인들의 이웃이 되어 줘야 한다"고 했다.
박 사령관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대로,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정치적인 것 따지지 말고, 고통받는 자에 대해서 순수하고 단순하게 불쌍히 여길 자 불쌍히 여기자"고 했다. 또 "우리가 좋은 이웃될 때 네팔 국민들이 다른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교 이후 가진 중보기도 시간에서 참석자들은 '지진으로 인해 사랑하던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가운데 있는 네팔인들을 위한 기도'와 '긴급구호와 장기적인 복원사업이 잘 되기를 위한 기도'를 각각 나지희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사무국장)과 신복현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농어촌환경부장)의 인도로 드렸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연대의 인사말을 통해 "기도회에 적은 숫자가 모였지만, 이 슬픔이 누구 때문인가를 묻는게 아니라, 이 슬픔을 끌어안고 우리에게 준 슬픔이라 생각하고 기도하고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 "힘을 모아서 네팔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게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NCCK는 지난 29일 네팔지진 복구를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와 정성을 모으기 위하여 9개 회원교단과 기독교사회봉사회, 인권센터 등의 책임자들과 함께 긴급 연석회의를 갖고 '네팔지진 한국교회대책협의회'를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던 바 있다.
네팔 대책협의회는 네팔 교회협과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의 요청에 따라 ▲파괴된 성전과 학교 재건 지원사업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 지원사업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낙후된 하수시스템의 개량 지원사업 ▲트라우마 치유 프로젝트 지원사업 등의 비교적 장기적 복구 지원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에큐메니칼 정신에 따라 네팔 교회협과 아시아교회협(CCA), 세계교회협의회의 ACT(Action by Church Together) 등과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NCCK 관계자는 "정의평화위원회가 연석회의를 통해 협의회를 구성했던 바 있는데, 그 첫걸음이 오늘의 기도회"라고 말하고, "NCCK는 앞으로 네팔 NCC와 계속해서 일을 진행할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