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015년은 사회적으로는 해방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하고, 한국기독교는 선교 130년을 맞는 의미 있고 역사적인 해이다. 이러한 2015년, 한국교회가 당면한 상황을 진단하고, 시대적 대안공동체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점검과 사회 통합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이하 한목협)가 자리를 마련했다.
30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분단 70년, 선교 130년 - 한국교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목협 제29차 열린대화마당'이 열렸다. 이번 대화마당은 한국교회 안에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회에 속한 박명수 교수(기성, 서울신대), 오정호 목사(예장합동, 대전새로남교회), 이은재 교수(기감, 감신대), 이홍정 목사(예장통합 사무총장) 등이 나서서 발제했다.
"한국교회의 선교방향과 통일정책"을 주제로 발표한 박명수 교수는 "해방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이 함께 오고 있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했지만, "분단 70주년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는 길은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 사회를 북한에도 확산시켜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통일은 평화적인 방법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에서 개혁개방 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 기독교를 지원하여 북한을 민주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박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초기에 보여 준 것과 같은 사회의 희망이 되지 못해 과거 기독교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던 한국사회가 기독교에 대해서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과거 기독교가 해왔던 근대문화의 도입, 민족운동의 중심, 사회복지의 기능은 정부로 이관해지고, 여기에 덧붙여 불교는 새롭게 등장하고, 무속신앙은 민족종교의 이름으로, 이슬람은 오일머니를 갖고서, 무신론은 새로운 사도로서 등장하고 있는데, 한국 기독교는 이와같은 새로운 상황을 해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고, 아울러서 통일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복음으로 우리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사람들은 기독교를 존경하고, 교회는 부흥할 것이며, 나아가서 통일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더불어 "현재의 기독교는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그 능력을 잃어버린 과거의 전통종교와 비슷하다"면서 "여기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복음으로 돌아갈 때만이 새로운 역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오정호 목사는 "남북통일을 대비하여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하나님께서 다시금 북한을 일으키실 것이며, 북한의 교회의 재건과 북한성도들의 회복을 이루어주실 것"이라면서 "민족사의 정점이 될 회복의 이날을 기다리며,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은 준비된 리더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교회는 다가오는 미래 자유북한을 대비하여 하나님의 리더들을 준비하며 훈련하는 일을 계속해 가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분단 70년 선교 130을 맞는 올 해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사분오열된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북한의 형제들에 대한 동족애가 다시 한 번 활활 타오르기를 기도드린다"고 말하고, "특히 목회자들의 마음속에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 대한 용기 있는 직시와, 의식의 변화를 통한 목회현장의 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아가야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 했다.
이은재 교수는 "선교130주년, 분단70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자화상과 미래상"이란 주제로 발표했는데, "현재 한국사회에서 논의되는 병폐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출산율 세계 최저(1.18명), 고령화 속도 세계 최고, 사교육비 세계 최고(서울 일반고 1인당 월 42만원), 해외 이민율(국적 포기자) 아시아 최고(2013년 통계), 복지 지출 경제협력개발기구 최저규모(2011년). 그 밖에 자살률, 부패지수, 행복지수와 인권, 안전 불감증에 따른 위험사회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더해 종교적으로 인구의 증가에 비해 성도의 감소는 1.6%로 미래학자 최윤식에 따르면 2060년 신자 수는 550만 명(이단과 사이비집단을 제하면 330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여성 신자의 감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이런 여러 증상들의 이면에는 빈부의 문제에 따른 계급갈등과 여전히 존재하는 분단을 비롯한 이데올로기갈등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하고, "종교의 정치적 행위가 보편성을 갖기 위해서는 보편적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홍정 목사는 "십자가 아래서 부활을 살아가는 교회"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 한국교회가 십자가 아래에서 중단 없는 자기 비움의 길을 걸으며, 부활의 능력으로 죽은 자 같으나 진리 안에서 진정으로 산 자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절망과 죽임의 세력이 그어놓은 모든 단절의 경계를 넘어, 생명과 소망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사랑과 진리로 증언하는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면서 "이것은 절망과 죽임의 경계들이 만들어 놓은 소외와 허무의 시공들 사이를 희망의 다리로 이어가는 진리의 소통과정이요, 부서지고 깨어진 관계들을 복원하기 위해 생명망을 짜는 치유와 화해의 과정"이라 소개했다.
이어 이 목사는 " '오늘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은 '오늘 나는 무엇을 위해 죽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만 그 답을 얻을 수 있는 순례적이며 순교적인 질문"이라고 말하고, "2015년, "분단 70년," "선교 130년"이라는 역사적 의미 속에서 오늘 한국교회는 치유와 화해의 생명망을 회복하고 만물의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생명살림에 대한 소망을 믿음으로 재확인하고, 그 믿음을 위해 죽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것이 십자가 아래에서 부활을 살아가는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라 했다.
한편 주제발표 전 개회행사 시간에는 김경원 목사(대표회장, 예장합동 서현교회)가 인사말을 전했으며, 주제발표 후에는 참석자 및 발제자들이 모두 함께 열린대화의 토론을 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