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말씀 : 요 6:1-13
1 그 후에 예수께서 디베랴의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시매
2 큰 무리가 따르니 이는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표적을 보았음이러라
3 예수께서 산에 오르사 제자들과 함께 거기 앉으시니
4 마침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지라
5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하시니
6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지를 아시고 빌립을 시험하고자 하심이라
7 빌립이 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8 제자 중 하나 곧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가 예수께 여짜오되
9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
10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사람들로 앉게 하라 하시니 그 곳에 잔디가 많은지라 사람들이 앉으니 수가 오천 명쯤 되더라
11 예수께서 떡을 가져 축사하신 후에 앉아 있는 자들에게 나눠 주시고 물고기도 그렇게 그들의 원대로 주시니라
12 그들이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시므로
13 이에 거두니 보리떡 다섯 개로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찼더라

2. 시작 기도
아버지! 새벽부터 자기주장 의지가 소용돌이쳐 평안을 잃고 까닭모를 불안에 휩싸입니다.
안정성이 없는 현실, 내 영혼이 견고한 반석 되신 주께 속히 피하나이다.
사람의 길이 자신에게 있지 아니하며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나이다(렘 10:23).
아들이 아버지 안에 거하여 그가 행하시는 일을 그대로 행하셨나이다.
종의 자기주장 의지를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아들 안에 거하는 것만이 나의 본분이오니, 그를 떠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나이다.
아들 안에 거하여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게 하소서.
보혈을 힘입어 아버지께 가오니 내 영혼이 고요하고 평온하기를 젖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소서.
내 영혼이 잠잠히 주를 바라보나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본문 주해
공관복음서(마태, 마가, 누가)는 갈릴리를 중심으로 한 예수의 사역을 다룬다.
반면 요한복음은 유대와 갈릴리를 교차하는 예수의 사역을 다룬다.
명절에 유대로 올라간 예수께서 다시 갈릴리로 오신다.

그가 갈릴리(디베랴) 호수 건너편으로 가시니 큰 무리가 그를 따랐다(1절).
그것은 예수께서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표적을 사람들이 보았기 때문이다(2절).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제자들과 함께 앉으셨다(3절).
그때는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 때였다(4절).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 모여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5절).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빌립을 시험하려고 하신 것이요, 예수께서는 자기가 하실 일을 잘 알고 계셨다(6절).

빌립이 예수께 말하였다.
"각 사람이 조금씩 먹게 하더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으로도 부족하겠습니다"(7절).
제자중의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가 예수께 말하였다(8절).
"여기 한 아이가 보리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9절).

예수께서 "사람들을 앉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곳에는 잔디가 많았고 사람들이 앉았는데 남자들의 수효만 약 5천명이었다(10절).
예수께서 떡을 들고 감사하신 후 앉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셨다(11절).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하여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나누어주셨다(11절).

그들이 배불리 먹은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은 부스러기를 다 모으고 조금도 버리지 말라"(12절).
그래서 모았더니 보리떡 다섯 덩이로 먹고 남은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에 가득하였다(13절).

예수께서 병자들에게 행하신 기적을 보고 큰 무리가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산에 오르셔서 제자들과 함께 하였는데 이때는 유월절이 가까운 때이다.
여기서 '유월절'을 언급함으로써 이어지는 오병이어 표적이 유월절 성만찬을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13:1).

예수께서 큰 무리가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을 시험하여 물으셨다.
이 큰 무리를 어떻게 먹이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예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을 다 알고 계셨다.
이에 빌립은 이백 데나리온의 떡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한 데나리온은 하루 품삯에 해당된다. 모인 이들에게 적어도 이 정도의 양식은 필요했다.

이 때 안드레가 말하기를 한 아이에게 보리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다고 하였다.
당시 보리떡은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값싼 떡이었다.
예수께서 사람들을 앉게 하셨는데 남자들만 오천 명이었다(the men sat down).
그가 축사하신 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시고 물고기도 그러하였다.

예수께서 떡을 축사하신 것은 성만찬시 떡과 잔을 들고 축사하신 것을 표상한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막 14:22-24).

요한복음에서는 성만찬의 표상이 이어지는 영생의 가르침에 담겨 있다(6:26-59).
예수께서 축사하면서 떼어주시는 떡은 자신의 살과 피를 가리키며 이는 생명의 떡이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나오는 무리들에게 친히 생명의 떡인 자신을 주심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배부르게 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6:35).

그들이 먹고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남은 조각을 버리지 말고 모으라고 하신다.
요한복음에서 '버리다' '모으다'는 사물뿐 아니라 사람들에 대해서 사용한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15:13).
"이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공회를 모으고 이르되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11:47).
"또 그 민족만 위할 뿐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모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죽으실 것을 미리 말함이러라"(11:52).

한편 초대교회 서신인 '열두 사도 교훈'에서 '모으다'는 교회모임의 상징인 성만찬의 떡을 '모으는' 데 사용되었다.
"이것이 흩어져 있는 부스러기들이고... 이것들을 하나로 모은 것과 같이 너는 네 교회를 모으라"(9:4).

예수의 성만찬은 자신의 죽음을 표상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많은 사람을 위한 대속물이 되신다.
그는 모든 사람을 그의 죽음으로 이끄셨고 그를 믿는 자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12:32; 3:15).
영생은 하나님과 사귐으로 이 땅에서 선취되며 그것은 하늘에 속한 기쁨으로 표현된다.
이는 결코 주리지 않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명의 떡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필요를 위해 예수께 나온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저들의 필요가 아니라 생명의 떡을 주신다.
인간의 필요는 비록 절실하나 한시적이고 사라지는 것이다.
어린 시절 그리도 필요한 것들, 지금은 전혀 필요치 않지 않는가!
(나는 초등학교 때 그토록 만년필을 갖고 싶었다. 몇 해 전 KBS 신우회 설교를 했는데 내 이름이 새겨진 고급만년필을 사례로 받았다. 그러나 전혀 불필요한 것이었다).

인간의 필요는 잠간동안 우리를 춤추게 하나 시간과 상황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나 예수께서 주시는 생명의 떡은 영원히 유효하다. 영원한 기쁨이고 평안이다.
무엇보다 이는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는 궁극적 심판을 면하고 영원한 생명을 주기 때문이다.

4. 나의 묵상
영생의 도를 알지 못하면 성경은 심히 왜곡된다.
나는 오늘 오병이어의 말씀을 세속의 기적이야기로 알았다.
평신도 시절 유명한(?) 기도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엉터리(?) 강사는 오병이어의 축복을 열심히 선전하였다.

그 강사는 빌립처럼 의심하지 말고 안드레처럼 회의(懷疑)하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자기의 것을 바치라고 열변을 토했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다 바치면 주님이 넘치도록 축복하신다나...
나는 말도 안 되는 그런 말에 아멘 하는 자였다!
요행과 기적을 바라고 내 것을 바치는 그런 자였다.

한국교회는 다분히 인간의 필요에 부응하며 성장하였다.
생존의 필요는 기복신앙을, 안정의 필요는 기도원 신앙을 부추겼다.
작금에는 마음의 필요를 채우는 치유와 상담 사역에 봇물처럼 쏟아진다.
존중의 필요는 직분을 사모하며 자기실현의 필요는 목회 성공을 꿈꾼다.
오병이어의 말씀은 썩지 아니할 생명의 떡이 아닌 썩어 없어질 세속의 축복으로 오용되었다.

요한복음에는 영생과 믿음이라는 말이 아주 많이 나온다.
영생은 35회, 믿는다는 무려 98회가 언급된다.
믿음과 영생은 분리되지 않으며, 이것은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에 대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예수 믿는다는 것을 무엇을 말하며 어떻게 믿는 것을 말하는가!

믿음은 영생을 얻는 것이며, 이것은 하나님과 사귐으로 실재된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은 하나님과 그 아들과 더불어 갖는 '생명의 교제'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쳐두고 세속의 필요를 구하는 것은 참 믿음에서 거리가 멀다.
세속화된 믿음, 자기를 위한 믿음, 결국 미신적 신앙으로 귀착되는 것이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빌립을 시험하신다.
그리고 나는 오늘 예수님의 시험을 받고 있다.
물론 이 시험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신앙의 정도'를 측정하려는 시도이다.
예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을 다 아시고 나를 시험하시는 것이다.

영생이 부재한 교회, 수많은 무리들이 영생을 알지 못한다.
이들을 보고 탄식하고 신음하나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이다.
그래서 까닭모를 불안과 두려움이 나를 삼키곤 한다.
그래서 나는 시험받는 자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을 다 알고 계신다.
내가 할 바는 그 아들 안에 거하는 것이다. 그 때 아들을 통해 아버지의 일을 한다.
말로는 아들 안에 거한다 하나, 초조와 조급함이 있는 것은 이미 아들 밖에 있는 것이다.
내 영혼 아들 안에서 고요하고 평온하며 그 안에서 아버지의 뜻대로 아버지의 때에 그의 일을 한다.
세월을 아끼며 잠잠히 기다리며 아버지의 일하심을 따라 일한다.

5. 묵상 기도
아버지...
오랫동안 나의 필요를 위해 주를 찾았나이다.
하나가 채워지면 둘을, 둘이 채워지면 셋을 구하는 자였습니다.
다고 다고 하면서 탐심이 그치지 않은 자였습니다.
탐심은 채울수록 크기가 커지는 것이 아니옵니까?
때가 되니 주님은 침묵하셨습니다. 무지한 자에 대한 마땅한 공의였습니다.

아버지여...
나의 필요를 거두시고 당신의 필요를 주셨나이다.
창세전 약속하신 아들의 생명을 주셨나이다.
아들의 살을 먹고 아들의 피를 마시는 자, 결코 주리지 않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습니다.
하오나 종이 다시 목마르는 것은 어찌됨입니까?세속의 필요가 아니라 생명의 떡을 주어야 하는 것으로 목마릅니다.
때가 급하나 지혜도 능력도 부족하고 상황도 여의치 않습니다.

아버지...
아들은 다 아십니다. 어떻게 하셔야할지 아시나이다.
나의 이해와 계산을 멸하시고 아들 안에 거하게 하소서.
아들이 아버지 안에서 행하시는 대로 하시듯 그 뜻을 따르게 하소서.
조급하며 초조하며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에게 긍휼을 베푸소서.
내 영혼, 주품에서 안식하기를 원합니다. 앞서가지 않게 하소서.
잠잠히 주의 때를 기다리며 주의 일하심을 기다리나이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도우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과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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