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이임식을 가지고 일주일간의 사의 표명 일정을 마쳤다.
제43대 이 국무총리의 이임식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중남미 출장에서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오후에 이 총리의 사의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 이날 급히 이임식을 가졌다.
이임식 사회는 역대 첫 여성 의정관인 행정자치부 김혜영 의정관이 맡았다. 이 총리가 입장하자 행사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전원 기립박수를 쳤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후에 이 총리 이임사가 이어졌다.
이 총리는 이임사를 통해 "최근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간 최근의 일과 관련해 우리 사회, 우리 국가의 현실과 장래에 관해, 그리고 특히 공인으로서 다해야 할 엄중한 책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고 언급해 자신이 물러나게 된 계기인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지난 2월 17일 국무총리로 취임하면서 국민의 뜻을 받들며 국민과 함께 일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며 소통, 공직기강 확립, 부패척결 등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루겠다는 큰 희망을 갖고 시작했다.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가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짧은 기간 최선을 다했으나 주어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하며, 해야 할 일들을 여러분께 남겨두고 가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로써 지난 2월 17일 취임한 이완구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국무총리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약 70여일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됐다.
이 총리는 이임식을 모두 마치고 청사를 떠나기 위해 차로 향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차량이 도착해 문이 열렸지만 그는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 듯 한동안 직원들을 바라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일부 직원들도 그런 이 총리를 바라보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두웠다. 황교안 장관 역시 떠나는 이 총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은 뒤 곧 청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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