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 내 두 지부 조직이 에티오피아 기독교인 30여 명을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29분 짜리 이 영상은 두 그룹이 각기 다른 지역에서 교인들을 총살하거나 참수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영상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모든 찬양을 알라께 바치며 평강과 축복이 선지자 마호메트와 함께 하기를"이라고 말하며, "십자가의 나라여, 선지자의 사람들이 밟았던 땅에 우리가 다시 돌아 왔다. 무슬림들이 흘린 피는 결코 값싼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피는 가장 고귀한 피이며 그들을 피를 흘리게 한 이들은 이슬람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꿈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이어진다.
IS가 기독교인 민간인들을 이처럼 집단 살해하는 영상을 공개한 것은 지난 2월 이집트 콥트 기독교인 21명을 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외신들은 이번 영상이 촬영된 방식이 콥트교인 살해 영상과 매우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거 지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 리비아와 같은 다른 국가들로도 점차 활동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영상에서 살해되는 모습이 공개된 교인들이 언제 어디서 붙잡힌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신원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끔찍한 집단 살해 영상이 공개된 직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IS의 만행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명했다.
성명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에티오피아 정부와 국민들에게도 우리의 지지를 보낸다"며, "단지 자신들이 믿는 바 때문에 이들 테러리스트들이 살해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이들의 사악하고 잔인무도한 잔혹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20일 에티오피아 정부는 살해당한 교인들을 위해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테와해도 총주교 사무국은 "이 사건은 IS가 이슬람의 이름으로 기독교인들을 학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예"라며, "이는 끔찍하고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종교도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