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1일 경남기업 본사에 대해 세 번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사진은 21일 오후 경남기업에서 압수수색 기다리는 취재진 모습. 2015.04.21.   ©뉴시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1일 증거인멸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경남기업 본사를 3차 압수수색하는 등 이날 하루 계열사와 자택까지 모두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 수사팀을 보내 일부 사무실과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된 회사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일부 임·직원들이 지난 15일에 있었던 2차 압수수색 앞서 조직적으로 증거자료를 인멸하거나 은닉한 정황을 잡고,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3차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디지털 파일의 상당수가 고의로 훼손·삭제된 흔적을 발견했으며 사내 폐쇄회로(CC)TV를 며칠간 꺼둔 채 내부 자료를 회사 밖으로 빼돌린 정황 등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수사팀은 기존에 압수한 CCTV 영상과는 별도로 경남기업이 CCTV 영상 원본을 보관·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서로 대조 분석하며 자료를 파쇄하거나 빼돌리는 등 증거 인멸 또는 은닉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수사팀은 고(故) 성완종 전 회장의 자택과 장남 승훈(43)씨 자택, 동생 일종(52)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수사팀은 승훈씨 자택에서 성 전 회장이 남긴 미공개 유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팀은 대아건설 등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회계장부와 재무자료 등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성 전 회장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도금 명목으로 빼돌린 32억원의 사용처를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20일 경남기업 보안담당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증거인멸의 고의성을 의심할 만한 관련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에게 이날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지만, 박 전 상무는 오전 출석 예정 시간보다 2시간가량 늦은 낮 12시25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9시 20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자택에서 나온 이후부터 소식이 끊기기도 했던 박 전 상무는 "법무법인의 조력을 받느라 늦었다"고 해명했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와 비서·홍보부문 부장, 상무를 지내며 10년 이상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정치권 금품공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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