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5일(현지시간) 중동과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2개 주요 전쟁 동시 개입 전략을 사실상 포기하고, 육군과 해병을 중심으로 군 병력 규모를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국방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 전략의 우선순위를 아시아 지역으로 돌린다.
이런 새로운 국방전략의 수립은 9.11 테러 이후 지속된 이라크, 아프간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고, 미국내적으로 재정난이 심각해진데 따른 국방 우선 순위의 재조정과 효율적인 국방예산 운용 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이날 낮 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글로벌 리더십의 지속: 21세기 국방의 우선순위'라는 타이틀의 미국의 새 국방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인 병력 감축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 국방부는 내부적으로 현재 57만명인 육군 병력을 향후 10년내 49만명선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초에 세운 52만명선으로 줄인다는 감군 규모보다 더 감축한다는 계획으로, 미국이 육군 규모를 감축하는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한미가 세워둔 작전계획 5027에 따른 병력 69만명 파견 등 미국의 증원 계획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새 국방 전략은 지상군 전력을 억제하는 대신 해군, 공군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며, 정보, 정찰, 특수전 역량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지상군 전력을 억제하고 아시아를 중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국방전략은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야망을 억지하는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테러리즘의 글로벌 확산 저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