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교회연합체를 표방하고 있는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하 복교연)이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이제는 세월호 가족들의 눈물을 국민 모두가 씻어주어 할 때입니다"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세월호 1주기 성명] "이제는 세월호 가족들의 눈물을 국민 모두가 씻어주어 할 때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1년의 세월이면 멀쩡하게 운행하던 배가 왜 갑자기 침몰했는지,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 인양과 수색작업은 왜 그렇게 더디기만 했는지 같은 원인규명과 그 책임자에 대한 바른 처벌, 그리고 다시는 그 같은 불행이 재발되지 않을 대책의 수립 등이 상당히 진전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야만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딛고 일어나 재기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사회도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안고 재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정부와 관계당국은 이 가운데 어떤 것 하나 시원스레 풀어내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선장과 선원, 유병언 일가에게 다 뒤집어씌우고 서둘러 덮으려고만 해 왔다. 세월호 해결의 첫 걸음이 될 진상규명 특별법도 작년 연말, 너무나도 미흡한 형태였지만 가족들은 결국 합의해 올해 그 첫 단추를 끼우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관계당국은 이마저 납득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을 들이대며 미적대더니,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급기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대통령령 안)이라는 것을 만들어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 헤집어놓고 있다. '시행령안'이라는 말은 특별법이 잘 시행되도록 돕는다는 뜻인데, 내용을 보면 오히려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대상을 축소하고, 조사대상이 되는 기관 공무원들이 조사위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조사를 돕겠다는 건지 방해하겠다는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때마침 정부는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보상금도 함께 발표해 유가족들이 마치 돈 때문에 세월호 투쟁을 하는 것처럼 비치게 하였다. 1주기를 앞두고 위로받아야할 유가족들은 급기야 삭발을 하고, 다시 안산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해야 했다.
정부도, 적지 않은 사람들도 '이젠 좀 끝내자'고들 한다. 그러나 지금 누가 그 마음이 제일 간절할까? 지난 1년 간 위로만 받아도 모자랄 가족들에게 가해진 수많은 사건들과 일방적이고 왜곡된 언론보도와 비난 등으로 이들은 기진맥진해 있다, 이들이 생활과 생업의 터전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사회가 함께 책임져야할 마땅한 양심이다.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의해 가족들을 잃은 분들에게, 1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가만히 있으라'만 반복하는 정부와 언론의 태도는 유가족들과 정당한 의혹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폭력이다. 성경은 인간 재판장은 불의하여서 혹시 맺힌 한을 안 풀어줄지라도, 공의로운 재판장이신 하나님께 호소하면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약속한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하늘을 향해 한 맺힌 호소를 외치는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힘을 보태는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우리의 주장-
정부와 여당, 관계당국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가로막는 시행령을 즉각 폐기하고, 공정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 책임 있는 재발대책이 마련되도록 적극 협조하라.
정부는 모든 세월호 가족들의 간절한 여망인 온전한 선체인양에 온 힘을 기울이고, 모든 희생자들의 위로와 치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참사 해결에 큰 책임이 있는 모든 언론들은 피해자 입장을 여과 없이 알리는 사실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보도해야 하며, 고아와 과부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나님을 믿는 한국교회는 희생자 가족들이 속히 눈물을 씻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는 일에 더 큰 힘을 보태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2015년 4월 16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강경민, 김형국, 박득훈, 이문식, 정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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