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 : 요 3:1-8
1 그런데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2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4 니고데모가 이르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 시작 기도
아버지! 육체가 고단하여 때로 잠을 설쳤으나 내 영혼은 주를 기뻐하나이다.
은과 금이 절실히 필요한 이 땅, 아들의 생명을 갈망하는 이들을 떠올리니, 미천한 종은
손으로 입을 가리나이다.
허탄한 생각을 멸하시고 마음에 품은 죄라도 사하여주소서(행 8:22).
사모하는 심령, 가난한 심령으로 말씀 앞에 가오니 주 밖에 나의 소망이 없나이다.
내 영혼, 보혈로 씻어 정결하게 .하시어 새 영과 새 마음으로 말씀을 받게 하소서.
주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 생명의 떡으로 배부르게 하소서.
이는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하는 참된 양식이오니, 주여 이 땅의 영혼들을 생명으로 풍성하게 하소서.
이 마다가스카르 땅에 성령으로 말미암은 영생의 부요함이 가득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본문 주해
예수께서 유대인의 유월절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성전에 들어가셔서 장사꾼들과 환전상들을 다 내어쫓으셨다.
그리고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세우리라'고 하셨다.
이제 성전은 부활하신 그의 몸이요, 그와 연합된 성도 자신이다.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유대 산헤드린 공회원중 한 사람이다(1절).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나이다"(2절).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3절).
니고데모가 예수가 말하였다.
"사람이 늙은 뒤에 어떻게 다시 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4절).

예수께서 다시 그에게 대답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5절).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한다고 한 말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바람은 임의로 불며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이와 같다"(6-8절).

니고데모는 유대인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는 바리새인이며(1절), 산헤드린 공회원이며(1절), 랍비이며(10절), 부자이다(19:39).
또한 니고데모는 '니고'(승리)와 '데모'(백성)의 결합어이며 '백성의 정복자'라는 뜻이다.
그는 모든 인생이 꿈꾸는 종교적, 정치적, 학문적, 경제적 성취를 한꺼번에 이룬 상징적인 인물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그가 밤에 예수께 찾아왔다.
당시 랍비들은 밤늦게까지 말씀을 연구하고 논쟁하였다.
여기서 '밤'은 니고데모가 참 빛의 현존에로 오기 전까지 어둠에 속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가롯 유다가 예수를 팔기로 결심하고 떠났을 때 '밤'이었듯이 말이다.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요 13:30).

니고데모는 예수를 랍비로 부르며 그가 행한 표적을 언급한다.
이 표적은 2:23절에 언표된 것으로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행한 표적들로 보인다.
그런데 니고데모는 예수를 자기와 같은 단순한 랍비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온 랍비(선생)로 부른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지 아니하시면 그가 그런 표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예수께서는 '장엄한 선언'(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으로 대답하신다.
그가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거듭나다'(헬, 게나우 아노센)는 '위로부터 나다'이다(born from Above).

요한복음에서 '위'(ano), 만물 위, 하늘, 태초, 창세전은 동일한 의미로서 '영원'을 말한다.
"위로부터 오시는 이는 만물 위에 계시고 땅에서 난 이는 땅에 속하여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느니라. 하늘로부터 오시는 이는 만물 위에 계시고"(요 3:31).

예수께서는 위에서 나셨으며 모든 사람은 아래에서 났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요 8:23).

창세전 하나님 아버지는 아들에게 생명을 주어 그 안에 있게 하셨다(요 5:26).
이 생명은 말씀(로고스)로 태어났으며 이 때 성령이 내쉬어졌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창세전 아들 안에 있는 이 생명을 우리에게 주시기로 약속하셨다(딛 1:2).
하나님의 아들은 이 생명을 주시기 위해 창세전 미리 정하신 바 되셨다(벧전 1:20).

누구든지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보내신 아버지를 믿는 자는 이 생명, 곧 영생을 얻는다(요 5:24).
이렇게 아들의 생명을 얻는 것이 바로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위로부터 태어날 때 위의 세계로 들어가며 그 세계를 본다.
곧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며 하나님 나라를 보는 것이다.
이는 영생을 얻어 창세전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여 그에게 주신 영광을 보는 것이다(요 17:24).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은 땅에서 난 생명과 전혀 다른 새로운 생명으로 나는 것이다.
그래서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은 인간의 어느 한 부분의 개선이 아니라 전체 본성이 새롭게 되는 사건을 뜻한다.
그러므로 위로부터 태어나기전 우리들 안에 있는 것 중에서 불완전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존 칼빈).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는 말씀에 니고데모는 다시 묻는다.
사람이 늙으면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서 다시 태어나느냐는 것이다.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여전히 땅, 아래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땅에서 난 자는 죄 가운데 살다가 사망에 이를 뿐이다(요 8:24).

니고데모는 율법에 정통한 랍비였으나 위에 속한 진리를 알지 못한다.
그는 부와 명예와 지식과 종교의 정상에 서 있으나 만물 위, 하늘에 속한 진리에 눈멀다.
그것은 오직 계시로 아는 비밀이며, 영으로 아는 진리이기 때문이다(엡 3:3).
이는 사람의 눈으로 보지 못하며 사람의 귀로 듣지 못하며 사람의 마음으로 깨닫지 못한다(고전 2:9).
오직 하나님의 영으로만 알 수 있는 세계이다.

이는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에게는 감추어지고 어린아이에게 나타내신다(마 11:25).
마음이 살쪄 완악한 자에게는 감추어지고 하나님 외에 소망이 없는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알려진다(마 13:15-16).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은 자에게 알려진다(마 11:27).

니고데모의 무지한 대답을 듣고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진실로 진실로'라는 장엄한 서두로 시작하여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물과 성령으로 나는 것은 통상적으로 요한의 물세례와 예수의 성령세례를 결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요한의 물세례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준비하였고 예수의 성령세례는 그 나라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의 성령세례는 그가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영광을 받으신 후에 일어난다.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그들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요 7:39).

그렇다면 '물과 성령으로 위에서 태어나는 것'은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성령이 오신 때, 곧 사도 요한의 시대의 언어이다.
다시 말해 생명을 주는 성령이 아직 활동하지 않은 예수의 선교활동 시대에 속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영생의 말씀이 주어졌어도 성령의 선물이 주어져야 그 영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신 후 그가 보내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영생을 누리는 것이다(딛 3:6-7).

그런데 물과 성령으로 나는 것은 요한복음과 신약성경의 사상으로 고찰된다.
그 때 물은 요한의 세례가 아니라 예수께서 주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이다.
그 물은 솟아나는 샘물로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물이다(요 4:14).
곧 항상 있고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위로부터 태어난다(벧전 1:23).
그리고 이 말씀은 복음이다(벧전 1:25).
그러므로 창세전에 기원을 둔 복음(생명의 말씀)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딤후 1:10).

그래서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생명을 주는 것은 그가 이르는 말씀이며 이는 영이요 생명이다(요 6:63).
그래서 물과 성령으로 나는 것은, 생명의 말씀인 복음을 영으로 깨달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며,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
이것은 생명의 근원을 가리킨다.
육으로 난 자는 아담 안에 속한 자요 아담 안에서 죽은 자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과 행위에 대하여 궁극적으로 소외된 자로서 '무성'(nothingness)이다.
무성은 그가 알던 알지 못하던, 감추던 감추지 못하던 참된 존재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말대로 인간은 존재하면서 자기 자신을 가장 문제로 여기는 존재이다.

니고데모는 '반드시 거듭나야 한다'는 촉구를 받는다.
이를 이상이 여기지 말 것은 인간은 위로부터 태어나야 참된 존재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바람이 마음대로 부나 사람(니고데모)은 그 소리는 들어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성령으로 난 사람도 이와 같다.
바람과 영은 동일한 헬라어 '프뉴마'이다.
영은 바람이며 그것은 인간의 조정과 이해의 범위 밖에 있다.
영은 하늘의 세계에서 땅의 세계로 와서 숨 쉰다.
인간은 영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영은 길을 잃지 않는다. 그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그나티우스).

사람들은 그 자신으로서는 영의 활동을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영은 그 자신의 활동영역 안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영은 그 자신에게 속해 있는 것을 그들에게 부여한다.
그래서 영은 사람이 다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룬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이렇게 영을 따라 산다.
자신의 기원과 행동과 운명을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께 두며 살아가는 것이다.

■ 나의 묵상
나는 오래도록 위의 세계를 알지 못한 자였다.
신앙생활을 하고 목사가 되어서도 그 세계를 알지 못하였다.
니고데모가 성취한 종교적 명성, 학문적 성공, 경제적 번영, 정치적 성공을 꾀하던 자였다.
이를 위해 땅의 표적을 구하던 자였다.

내 영혼은 언제나 밤이었다.
그 무엇을 해도 안식이 없었다. 결과는 나 자신이 가장 문제되는 '무성'이었다.
모든 성취가 사라졌고 절망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 자리에 빛이 들어왔다. 하늘로부터 오는 빛, 위로부터 난 자가 되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 창세전 약속된 생명으로 임하는 자리이다.
아들이 있는 곳에 아들과 함께 있어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여 그에게 주신 영광을 본다.

오늘 삼일 째 마다가스카르 리더십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한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고 계획하지 않는 사역이다.
바람이 임의로 불듯, 영이 임으로 역사하듯 한 사역이다.
말씀을 전할 때마다 영이 임으로 불듯 이들에게 증거한다.
은과 금이 절실한 땅, 그러나 저들은 생명을 원한다.
생명으로 사는 부요함을 사모한다.

초대교회는 이들보다 더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저들 안에 생명에 있었기에 하늘의 기쁨이 임했고,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되었다.
여기 준비된 영혼들이 그러하다.
이들을 통해 임의로 역사하는 영, 그러나 길을 잃지 않는 영이 역사할 줄 믿는다.

성령에 붙들려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복음을 전한다.
성령이 저들에게 증거하기를 간절히 구한다.

■ 묵상 기도
아버지...
평생을 니고데모처럼 살고자 했습니다.
세상의 정상, 사람들의 정상, 신앙의 정상, 목사의 정상에 서고자 했나이다.
그 끝이 밤이요, 그 끝이 무성인 것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 끝에 이르러 절망하는 자 되었습니다. 나도 나를 용납하지 못하는 자 되었습니다.

아버지여...
그 밤, 광야의 밤에 말씀이신 당신이 오셨습니다.
땅의 표적을 구하던 자에게 하늘의 표적이 임했습니다.
계시로 하늘의 비밀이 알려지고, 복음으로 생명을 얻는 자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창세전부터 아들에게 주신 그 영광을 보게 되었나이다.

아버지...
진실로 영으로 난 자, 영을 따라 삽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고, 영이 임의로 역사합니다.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다 알지 못하나 영은 길을 잃지 않습니다.
영으로 이끌림바 되어 당신의 뜻을 이루나이다.
영의 이끌림을 따라 섬기는 마다가스카르 현지인 캠프를 다시 주께 맡깁니다.
마지막 날, 생명의 복음이 밝히 증거되게 하소서.
저들이 생명의 말씀과 영으로 위로부터 나게 하소서.
은과 금이 절실히 필요한 땅, 저들이 아들의 생명을 전하게 하소서.
은과 금은 없거니와 그와 비할 수 없는 풍성함으로 이끄는 생명을 전하는 자들로 세우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과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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