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김정일 사망과 김정운 체제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남북관계와 관련,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며 "우리는 기회의 창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 신년 '특별 국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북한이 진행 중인 핵 관련 활동을 중단하는 대로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우리는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기존의 대북원칙을 바탕으로 남북 간 대화ㆍ협력으로 가는 길은 열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열심히 민생을 챙기겠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일하는 대통령'으로 조금도 흔들림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기위기를 우려하며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면서 "성장도 중요하지만 물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새해 경제분야 국정목표를 '서민생활 안정'에 뒀다"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학력철폐와 관련해서는 "올해부터 당장 공공기관 신규채용 20%를 고교 졸업자로 뽑겠다"면서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선취학-후진학'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비정규직 차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같은 일을 하면서 불합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출산율 제고를 국가 핵심과제로 삼고 제가 직접 챙길 것"이라며 만 5세까지 무상보육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는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한 해에 실시된다"면서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갖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복지제도 확충에 대해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펼치겠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다 촘촘하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