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전국공무원노조가 25일 공무원연금개혁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개혁안에 반대하며 새정치연합 당사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전공노의 이번 행동으로 새누리당과 정부안에 이어 야당안까지 반대하고 나서게 됐다.
이해준 전공노 부위원장과 조합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공적연금 개악저지'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안 복도에 앉아 점거를 진행했다.
복수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개악안 밀어붙이기에도 불구하고 전공노는 인내심을 가지고 논의에 참여해 왔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들의 안을 발표하기 전에 전공노와 사전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발표한 개혁안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며 "오는 28일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행사가 열리기 전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께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야는 국민의 노후를 정치야합으로 팔아먹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이처럼 전국공무원노조가 내부결집을 위해 강경투쟁 방침을 세운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 50개 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국는 회 내 공무원연금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다만 소속 단체들 간에 이견이 있어 자체 안을 내놓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공노 관계자도 "자체 개혁안에 대해서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방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투본의 김성광 공동집행위원장도 "오는 27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회 대타협기구' 전체회의를 시작하기 1시간 전께 발표할 예정"이라며 "공투본 내부에서도 참여 단체마다 견해가 달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야당이 발표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인 공무원연금 일부를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소득 재분배 방식으로 설계하고, 중하위직의 연금 수준을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에 노조도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무원노조의 90% 이상이 7급 하위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야당안을 기초로 타협이 가능할 것이란 기류가 관측되고 있다.
한편 공투본의 공무원연금 자체안은 보험료율(7%)을 높이더라도 지급률(1.9%)을 낮출 수 없다는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을 자체안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