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됐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의 시계는 1년 전 그 당시로 머물러 있다. 이들의 아품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지금 한국교회가 해야할 사명임은 분명하다.
이 같은 시대적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는 지난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응답'이란 주제로 <세월호 참사 1주기 신학토론회>를 개최했다. 특별히 이 자리에는 세월호 실종자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가 나와 증언했다. 허 씨는 먼저 "4월 16일 그 날 시간이 멈췄다"고 말하고, "남들은 1주기 행사를 진행하려 하지만, 우린 어떤 표현을 할 수 없다" 말했다.
허 씨는 "대통령까지 내려와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 품에 데려다 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어떻게 1년 다 되도록 입을 다물고 있는지 국민 한 사람으로써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정부는 처음부터 대안도 없고 뭐든지 책임지는 사람 하나도 없었으며 가족에게 다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 국민이 도와줬다"며 "세상은 진실을 인양하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 씨는 교회에 대해서 "처음부터 모든 시민들 교회들이 팽목항에서 24시간 기도해주셨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는데, "1주기가 되기 전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꼭 인양이 될 수 있도록 나머지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달라"면서 "이것이 우리 남은 가족들에게 희망이고 소원이 됐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많은 기도로 가족들에게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허다윤 학생의 어머니는 "다윤이가 수학여행 가기 4일 전에 교회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고 말하고, "그리고 수학여행을 가고 아직까지 가족사진 찍은거 받지도 못하고 거기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학여행 안가겠다고 그랬던 딸에게 제가 안가면 학교에서 혼자 공부해야겠다고 하니 딸이 알겠다고 하면서 제가 친구들 많은 곳에서 어울리는게 낮지 않겠니 하면서 수학여행을 보냈는데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고 했다.
허다윤 학생의 어머니는 "저희 실종자 가족들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밤에 눈감고 기도할 때 '하나님 죄송하지만 저 깨어나지 않게 해달라' '다윤이가 너무 보고싶어서 어떻게 할 수 없다'고 기도한다"면서 "그런데도 하나님은 아침이 되면 제 눈을 뜨게 해주신다" 했다. 그는 "그래서 다윤이에게 다윤아 오늘도 엄마아빠 널 꺼내달라고 찾아달라고 인사하고 나간다"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딸아 미안하다' 딱 한 마디 하신다" 했다.
허 학생의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나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셔서 구원해 주셨는데, (다윤이를) 꼭 찾을 것이라고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해 주어서 감사하다"면서 "다윤이와 실종자 9명을 다 찾을 때까지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정말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은혜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와 박창현 교수(감신대 선교신학)가 각각 "기독교 생명가치와 기억의 윤리" "맹골수도에 죽은 예수의 부활을 준비하라" 주제로 발제를 했으며, 김은호 목사(안산희망교회, 세월호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가 패널로 참여해 발표했다. 또 NCCK 고난 주간 팽목항 순례와 기도회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