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 씨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압수한 서적 등에 대해 '이적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외부 감정을 8일 의뢰했다.
김두연 서울경찰청 보안2과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북한 원자력 6점 포함 총 30점을 확인, 자체분석과 더불어 외부 전문감정기관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정 의뢰물에는 김정일이 직접 저술한 '영화예술론'을 비롯해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결받은 범민련 남측본부에서 발간한 '민족의 진로', '주체사상' 등 학습자료, 정치 사상 강좌 등 유인물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기존 판례와 외부 감정기관 감정으로 이적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 과장은 이적성 의심 기준에 대해 "1차로 판례를 기준으로 하고, 전문감정기관에 의뢰를 한 뒤 감정기관의 감정 결과 등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부 감정기관에 대해서는 "대학 소속 연구기관 등에 있는데 보안관계상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또 디지털 압수물 146점에 대해 디지털 면밀 분석 작업을 벌여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데이터를 복원했다. 컴퓨터 본체와 하드디스크, USB 등 저장 내용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종 씨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전문 석사과정이 있고 논문이 있고, 전공자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김 과장은 "북한 서적을 단순 소지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이적 지정과 목적성, 그동안 의 활동사항을 충분히 확인해서 국보법 적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의 입수 경위에 대해 김씨를 상대로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부터 배후세력 및 동기 등을 규명을 위해 통신사항 및 금융계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휴대전화 및 금융계좌를 중심으로 통화내역 및 입출금 사항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국보법 위안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추가 압수수색 여부를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오전 4시 50분부터 약 9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김씨의 자택 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본체와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증거 146점과 서적, 민화협 행사 초대장 등 모두 219점을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외부 감정결과에 따라 김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으로, 늦어도 13일까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송치시점이 당겨질 수도 있다.
앞서 경찰은 김 씨가 1999∼2007년 사이 7차례 방북한 전력과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