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파키스탄에서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기독교인 여성의 가족들이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박해를 피해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비비(Asia Bibi)는 지난 2010년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아직까지 항소가 진행 중이다.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뉴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서 비비의 가족들이 5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인해 은둔 생활을 해 왔다고 전했다.
비비의 남편인 아시크 마시는 인터뷰에서 "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장소에 오래 머물 수가 없다"며, "계속 숨어 살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특히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한 곳에 정착할 수 없어서 공부를 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늘 공포에 떨며 살아가야 하는 이런 삶을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비비가 체포될 당시 9살이었던 그녀의 딸 비비는 그 때의 상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와서 어머니가 공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 곳으로 달려갔고 어머니가 남자들에게 두들겨맞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 옷도 다 찢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에샴은 "어머니와 나는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귀기울이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비비의 남편은 자신이 당시 두려움으로 인해서 이러한 폭력을 멈출 수 없었으며, 이를 부끄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는 그러한 폭력을 중단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그녀를 구하려고 했어도 아내나 가족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그 상황에 개입했다면 나 역시 지금쯤 감옥에 있을 것이고 내 딸들을 돌봐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비비의 석방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 기독교인 권익 옹호단체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는 파키스탄에서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며, 비비의 사형도 실제고 집행될 전망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비의 사형이 집행되지 않거나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다고 해도 그녀와 그 가족의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단체측은 우려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암살이나 독자적인 샤리아 재판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