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 국가들에서 샤를리 엡도를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니제르에서는 이 같은 시위가 폭력 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니제르 정부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를 통해서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샤를리 엡도 항의 시위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교회 45곳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도 발생해 수도 니아메와 진더에서 총 10명 가까이가 시위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니제르 정부는 사망자들을 위해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사건 책임자들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는 지난 7일 테러 사건 이후 처음 발간한 잡지에서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엡도는 14일 평소 발행 부수 6만 부의 50배인 300만 부를 '생존자 특별호'로 펴내면서 '나는 샤를리다'라는 글을 든 마호메트 위에 '모든 것이 용서된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만평을 표지에 실었다.
이 특별호는 날개 돋힌 듯 판매되어 샤를리 엡도는 최근 200만 부 추가 발행을 결정했으며, 이에 발행 부수가 총 700만 부로 늘어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샤를리 엡도를 사면서 숨진 만평가들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또 다시 자신들의 선지자가 풍자지 표지에 올라간 것에 대해 극도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 특별호가 발간된 이후로 파키스탄을 비롯해 요르단, 알제리, 니제르, 말리, 수단, 소말리아, 세네갈, 모리타니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샤를리 엡도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일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반(反) 샤를리 엡도 시위 확산에 대해서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CC)의 캐머런 토마스 아프리카 매니저는 '이슬람권 전체에서 마호메트와 무슬림들에 대한 만평에 분노한 무슬림들이 폭도를 형성해 기독교 교회와 가정, 사업장을 파괴하고 불태우고 있다. 특히 니제르, 말리, 수단, 소말리아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슬람 국가들에서 기독교인들은 자신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에서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공격을 받기도 한다'고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