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영국에서 성소수자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제공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이른바 '성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막기 위해서 이들을 위한 특별 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이 찬반 여론을 낳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소수자 학교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영국 성소수자 인권 단체 LGBT 유스 노스 웨스트(LGBT Youth North West)는 일반 학교들에서 성소수자 학생들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를 이유로 들고 있다. 이 단체는 맨체스터 지역에 전체 학생 가운데 40%의 성소수자 비율을 유지하는 특별 학교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는 성소수자 학생들을 고립시키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특히 이와 같은 계획은 차별 철폐를 위해서 모든 유형의 특별 학교를 폐쇄해 온 영국 교육 정책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독립당(UKIP) 교육 분야 대변인인 폴 너톨은 "이러한 계획은 (일반 학생과 성소수자 학생 간의) 분리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고 비판했다.
영국보수당의 팀 로튼 전 교육부 장관 역시 반대의 뜻을 표했다. 그는 성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폭력에는 반대하지만 특별 학교를 제공하는 것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튼 전 장관은 "통합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이해와 동감을 구하는 것이지 한 집단의 구성원들을 전체 집단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성소수자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이처럼 논의의 중심에 있는 반면 전통적인 결혼관을 가르쳐 온 학교들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이래로 영국 내의 많은 기독교 학교들은 동성애에 반대되는 가르침을 전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리딩의 트리니티크리스천스쿨은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이라는 성서적 결혼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교육 당국에 조사를 받으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학교는 당국으로부터 '어린 학생들의 영적, 도덕적, 사회적, 문화적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마이클 윌쇼 영국 교육기준청장은 "현대 영국인들의 대안적 삶의 양식을 받아들이도록 교육하지 않는 학교들은 당국에 조사를 당하거나 학교 평가에서 뒤쳐지거나, 심지어는 폐쇄당하는 등의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