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라크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어린 소년이 포로를 처형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상에서 떠돌고 있는 이 영상은 IS 대원으로 보이는 한 소년이 손을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두 포로를 총살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영상은 이들 포로들을 '러시아 스파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들은 IS가 내놓은 이 영상은 선동을 위한 것으로 실제 처형이 아닌 연기를 한 장면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영상에 나온 두 포로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에 어린이들을 대원을 훈련시키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강제로 훈련소에 끌려갔다 탈출한 소년들은 이 시설에서 10살 정도에 불과한 어린이들까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총을 쏘는 법을 훈련받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영상에 등장한 대원이 소년이라는 점에 대해서 영국의 대테러 정책 연구소 퀼리엄재단의 찰리 윈터 연구원은 IS가 훈련소에서 어린이들에게 IS의 사상을 주입하고 세뇌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극도로 제한된 세계관을 집어 넣고 이러한 신념에 헌신하게 만든다. 이슬람에 대해서 지하디스트적인 관점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IS는 어린이 학대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 왔다. 지난해 말 유엔인권고등판무국(UNHCR)과 유엔이라크지원미션(UNAMI)이 공동으로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징병된 어린이들의 증언을 통해, 이들이 전투 시 IS 성인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맨 앞 줄에 서서 '인간방패' 역할을 했으며, 부상당한 대원들에게 강제로 피를 제공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IS가 어린이들을 자폭 테러에 동원하기 위해서 약물을 복용시키기도 했다는 충격적 증언도 담고 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IS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는 어린이들의 수는 5백만 명 가까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