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개신총회가 12일 서울 성북구 종암로 종암중앙교회(담임목사 조성환)에서 '살리는 신학, 살아있는 목회'라는 주제로 창립총회를 열며, 총회장으로 박용 목사(순적한교회 담임)를 선출했다.
초대 총회장으로 선출된 박용 목사는 취임사에서 "한국교회의 어두운 과거를 거울삼아 이제 작지만 새로운 역사의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회장은 "총회로부터 총회장이라는 무거운 사명을 부여받으면서,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창립 총회의 터를 닦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총회장은 "먼저, 살리는 신학과 살리는 총회를 만들겠다. 살리는 신학과 살아있는 목회는 개신대학원대학교의 교훈이다. 이 시대에 '살린다'는 말처럼 절실한 말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 총회는 교회 안의 약한 사람들, 총회 안의 약한 교회들과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섬기는 총회가 될 것이다. '살리는 신학'을 바탕으로 총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둘째는 새롭고 깨끗한 총회다. 대립하여 싸우고 상처를 주고받는 총회가 아니라 모든 것이 새롭고 투명한 총회를 만들려고 한다. 어떤 한 두 사람의 소영웅주의적 행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총회원들이 함께 총회를 위해 한국교회를 위해 함께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는 총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더불어 "화해하고 화합하는 총회를 만들겠다. 연구하고 교육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며 "자기 기만과 시대착오적인 과거의 해묵은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기독교적 비전과 철학을 갖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신대학원대학교를 통해 목사후보생들의 교육을 강화하고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르 넓혀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교회와 사회에 헌신하는 성도들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민족복음화와 복음의 세계화를 위해 힘쓰는 총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개신총회는 작지만 큰 총회, 약하지만 강한 총회, 희미하지만 가장 강력한 빛을 발하는 총회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개신총회는 한국교회와 이 시대를 섬기는 동역자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개신총회는 개신대학원대학교와 예장 개혁 경기1노회가 주축이 됐다. 경기1노회는 지난해 12월 16일 성명을 통해 "경기1노회는 전도총회(구 다락방)과 모든 교류를 단절하고 개혁총회를 탈퇴하고자 한다"며 전도총회(구 다락방)의 갈등을 이유로 개혁 총회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경기1노회는 당시 성명에서 "개혁총회 지도부들은 개혁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지키고 보수하려는 노력보다 전도총회(구 다락방) 측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모든 총회의 행사가 구 다락방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강사들 또한 구 다락방 인물들이 맡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개혁 교단의 정체성은 완전히 말살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며, 개혁인들의 자존감도 크게 상실되어가는 상황"이라고 개혁 총회 지도부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었다.
또 "특히 개신대학원대학교가 대단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전도총회(구 다락방)를 영입할 당시에는 총회를 해체하면서 개신대학원대학교 신학적 지도를 받겠다고 한국교회에 약속했고 개신대학원대학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잘 지키지 않다. 총회의 외면 속에 개신대학원대학교의 교수진이나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문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학생들의 수와 후원금은 급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도총회(구 다락방)에 대한 불만 역시 드러냈다.
경기1노회는 "개신대학원대학교의 발전을 돕지 못하고 오히려 해가 되는 총회가 된다면 그러한 총회는 있을 수 없다. 각 지교회 또한 많은 어려움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개신총회가 창립하게 된 배경은, 경기1노회의 당시 성명처럼 개혁총회가 영입한 전도총회(구 다락방)와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개신총회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순모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1979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분열되고 난 후 개혁총회는 개혁신학을 계승·발전시키는 중심교단으로 한국교회 내에서 자리매김해왔지만, 그러나 개혁총회는 서로 단합하지 못하고 하나되지 못하는 아픔이 있어왔다"며 "1999년 개혁교단이 대통합의 역사를 이루기도 했지만 곧 분열됐고 2005년에는 합동 교단으로 개혁교단이 흡수되는 아픔도 있었다. 그로 인해 우리 개혁인들의 자존감은 크게 상실되고 점차 개혁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은 상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하고 개혁신학을 발전시키고자 개신대학원대학교(전신 개혁신학연구원)과 함께 '대한예수교장로회 개신총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뜻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실망시켰던 과거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총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개혁인들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는 총회를 만들고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힘쓰는 총회를 만들겠다"며 "흩어져 있는 우리의 형제들을 모두 모으는 운동을 펼치려고 한다. 5,000여 개혁교회와 개혁인들이 하나되는 총회를 이루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립 총회는 개회예배에 이어 회무처리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예배는 창립준비위 서기 조영식 목사의 사회로 한영복 장로의 기도, 임규철 목사의 성경봉독, 김순모 목사의 '새 일을 행하리라'라는 제목의 설교, 진왕수 장로의 헌금기도, 조성환 목사의 환영인사, 정진성·류현옥·장효근·김병호 목사와 조성헌 박사(개신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축사, 배종열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교무처장)의 특별광고에 이어 김진일 목사가 축도를 담당했다.
이후 회무처리는 김순모 목사의 사회로 총회장 및 임원선임과 취임이 이뤄졌다. 박용 목사가 총회장으로 부총회장에 박찬권 목사(서울 하나교회)와 진왕수 장로(서울 종암중앙교회), 서기 하금식 목사(전주 예전교회), 부서기 김순모 목사(서울 동서울교회), 회록서기 백영강 목사(대전 덕암교회), 부회록서기 나건용 목사(서울 희망의교회), 회계 김영수 장로(종암중앙교회), 부회계에 조계연 장로(새안암교회), 총무 조영식 목사(반석교회), 사무국장 최승범 목사(새안암교회)가 각각 선출됐다.
이와 함께, 개신총회는 이날 회무처리를 통해 창립경과 보고, 노회 소개, 헌법과 총회 규칙 및 임원선거 규정 등을 보고했다.
개신 총회 법과 규칙의 주요 내용은 ▲목회정년을 폐지하되, 총회 공직(임원, 상비부장, 특별위원장)은 정년제(만 70세) 실시 ▲임원선거방식은 제비뽑기로 한다 ▲총회 회원의 자격은 임직 3년 이상의 목사와 장로로 한다 ▲목회회원의 계속교육 실시 ▲개신대학원대학교 졸업자에게 총회가 준목 자격을 부여하고, 노회에서 인허한다 ▲개신대학원대학교 후원주일 실시(년 1회)와 노회 및 교회 정액 후원 등이다.
한편, 개신총회는 오는 26일 개신대학원대학교 주최 '개혁신학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종암중앙교회에서 손석태·김광채·서철원 교수를 초청, 세미나 개최를 전하며 많은 참석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