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으로 처참히 무너진 가옥
열대 폭풍우 '와시'가 강타한 필리핀 카가얀데오로 시(市)에서 17일(현지시간) 경찰이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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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을 강타한 열대 폭풍우 '와시'로 인해 사상자수가 1천여명으로 늘어났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확인된 사망자 수만 521명, 실종자가 500여명에 이른다고 18일 밝혔지만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풍우로 민다나오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3만5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한국 교민 1명이 포함됐다고 외교통상부는 밝혔다. 외통부는 지난 17일 새벽 민다나오 북쪽의 카가얀 데 오로 시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 김모(16)양이 자택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미처 밖으로 대피하지 못해 숨졌다고 전했다.
전날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상당수의 피해 마을들은 구조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고, 물과 전기, 전화 등이 끊어지면서 주민들이 배고픔과 피로 속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우와 홍수 피해는 카가얀 데 오르와 일리간시, 라나오 델 수르 등에 집중됐다.
특히 이번 폭풍우가 주민이 깊이 잠든 야간에 발생한 데다 홍수와 함께 만조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이 다수인 것으로 필리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재난대책회의를 열고 행정력 지원을 약속하고 정부 차원의 재해·재난 대책 매뉴얼에 대한 재점검을 지시했다.
필리핀군은 2만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활동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