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15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최종 모의고사를 승리로 장식했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시드니 퍼텍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 오사마 하우사위(31·알 아흘리)의 자책골과 이정협(24·상주)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안컵에서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중동 국가 두 팀과 한 조에 묶인 상황에서 중동 축구의 '전통 강호' 사우디를 격파한 한국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아시안컵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한 한국은 사우디와의 역대 상대전적을 5승7무5패로 맞췄다. 최근 4차례의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2승2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신데렐라'로 불리며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이정협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면서, 아시안컵 출전 전망도 밝혔다.
손흥민(23·레버쿠젠)은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골맛은 보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휘저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을 전담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하우사위의 자책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기존 주전급 공격수들의 부상과 일부 유럽파 선수들의 뒤늦은 대표팀 합류로 인해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멤버 구성을 두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격에 힘을 실었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며 사우디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기선 제압도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창수가 올린 크로스를 구자철이 멈춰 세웠고 이를 손흥민이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대를 강타했다. 사우디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분위기를 탄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전반 23분 문전에서 이근호가 가슴으로 떨꾼 공을 쇄도하던 손흥민이 왼발로 강하게 찼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움츠리고 있던 사우디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한국 문전에서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높게 뜨자 나와프 알 아비드(25·알 힐랄)가 감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슈팅을 만들어냈다.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김진현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중반 이후 사우디가 더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양팀 모두 득점 업이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남태희(24·레퀴야), 한교원(25·전북), 이명주(25·알 아인)를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골키퍼도 김승규(울산·25)로 교체하며 컨디션 점검을 시도했다.
답답했던 공격에 다시 활기가 넘쳤다. 좌우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공급되며 한국이 사우디의 골문을 두드렸다.
결국 한국이 '0의 침묵'을 깼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문전에서 수비를 하던 하우사위(알 아흘리)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행운의 자책골이었다.
이후 김승규의 선방으로 리드를 지키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나온 이정협의 쐐기골에 힘입어 새해 첫 A매치를 승리로 마무리지었다.
사우디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한국은 오는 10일 오후 2시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