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놀랐다. 내가 그렇게 많이 변해 온 것을 보고….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이런 회복을 경험하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한 것들을 몰랐더라면 아무리 거듭났다 해도 늘 내면의 문제로 힘들어했을 것이다.”
<해야> <이 밤을 다시 한 번>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등 1980년대 대중가요에서 주옥같은 노래들을 불렀던 조하문이 가요계 은퇴 후 목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며 깨달은 바를 담은 책 「조하문의 회복일기」(홍성사)를 출간했다.
공전의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시절, 조하문은 화려한 무대 뒤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자살까지 생각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러다 38세 되던 지난 1997년 극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여, 이후 목회자로 지금까지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이 책에서 조하문은 캐나다 이민생활의 외로움과 목회에서 오는 어려움들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으며,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체험한 내면의 치유과정을 담담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1부 ‘암전’(暗轉)과 2부 ‘명전’(明轉)에서는 개인의 내적인 싸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숱하게 다짐하면서도 자기 모습이 나아지지 않고 왜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지, 어떻게 해야 매일 자신을 옭아매는 상처와 습관들로부터 헤어날 수 있는지를 풀어간다.
4부 ‘들숨’에서는 우리가 살면서 포용해야 할 대상인 배우자와 부모, 자녀와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지 일깨워 주고, 5부 ‘호흡’에 이르러선 가족 공동체와 우리 사회의 회복을 넘어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한국인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심어 준다.
저자는 ‘개인의 삶’과 ‘더불어 사는 삶’을 잇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용서’라 보며, 이를 강압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3부 ‘날숨’에서 역설하고 있다. 3부는 비록 다른 장에 비해 분량은 짧지만, 참자유와 평안, 생명을 들이마시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내뱉어야 할 것들을 저자의 심정을 담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글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조하문의 가수 활동 당시 모습을 비롯해, 신학교 졸업 후 목회와 집회, 공연 등을 하며 찍은 사진, 가족과 함께 한 사진, 그리고 저자가 직접 찍은 캐나다 풍경 사진 등이 실려 있다.
‘목사’ 조하문은 그간 죄수, 환자, 아프리카 난민, 마약중독자 등을 대상으로 집회 활동을 펼쳤고, 지난 2002년부터 새빛맹인교회에서 협동목사로 시각장애우들을 섬겼다. 2003년 캐나다 이민 후 장애인공동체 ‘파티시페이션 하우스’(Participation House)에서 7년간 협력목사로 일하면서, 비전교회, 토론토하나교회 등에서 6년간 담임목사로 한인 목회를 했다.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는 ‘가스펠하우스밴드’를 만들어 북아메리카를 순회하고 1천여 회에 걸쳐 세계 여러 지역을 다니며 전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9년간의 이민생활을 마치고 2011년 봄에 귀국, 현재는 자신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상한 영혼을 위로하는 ‘복음 배달부’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자전 에세이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홍성사, 2006)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