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복음주의 교계 지도자인 러셀 무어 목사(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가 세계 종교 지도자들은 '성(性)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가족과 성과 관련한 급격한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가치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중순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재 아래 개최된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결혼과 성에 관한 콜로키엄에 미국 복음주의 교계를 대표해 참석했던 무어 목사는 22일(현지시간)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CP 보도에 따르면 무어 목사는 "이번 콜로키엄의 결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는 그곳에 모인 지도자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공유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콜로키엄을 통해서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가족과 성 문제에 대해 인식을 나누게 된 것 역시 의미있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종교를 대표하고 있고 서로 비슷한 점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서 결혼과 관련된 문제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광범위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무어 목사는 이번 콜로키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이라는 믿음을 천명한 것에 대해서도 반가움을 표했다. 교황은 콜로키엄에서 개회연설을 전하며 "지금은 강력한 가정이 필요한 때이며, 한 남성과 한 여성이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으며,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성이야말로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며 우리 인간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일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습득하는 일의 출발점이다"고 강조했다.
무어 목사는 콜로키엄 본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서구 문화는 지금 더욱 단순한 개념의 성과, 동거, 이혼, 가족의 재정의, 낙태할 권리를 성 혁명의 산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 혁명은 자유와 해방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고 또 다른 형태의 가부장제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 혁명이 '권력, 특권, 개인의 쾌락에 근간을 둔 다윈주의적 판타지의 추구'를 통해 특정 집단에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콜로키엄에는 무어 목사와 함께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도 미국 복음주의 교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족과 성과 관련된 전통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교회가 세상의 문화에 저항하는 증인이 되지 못한다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콜로키엄의 정식 명칭은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성에 관한 국제 종교 간 콜로키엄(An International Interreligious Colloquium on The Complementarity of Man and Woman)'으로 교황청 산하 가정위원회, 종교간대화위원회, 그리고 교회일치위원회 주최로 지난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개최됐으며,전 세계 23개국, 14개 종교를 대표하는 30여 명의 종교 지도자들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