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19일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 결정에 따라 통합진보당이 해산됨으로써 진보진영의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진보 진영의 한 축이었던 진보당이 해산된데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외한 정의, 녹색, 사회, 노동당 등 야권 내 진보정당들이 선거때마다 당선시킬 역량의 부족함을 보여왔다. 앞으로 예정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없다는 우려에 따라 진보진영의 생존을 위한 재편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진보진영은 정의당을 중심으로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노회찬 전 공동대표와 천호선 대표, 심상정 원내대표 계열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에 차세대 리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미 전국적 명성을 얻은 이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경우에도 2004년 민주노동당의 약진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노회찬·심상정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정치권에서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원내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보당의 지지층들이 정의당으로 옮겨가거나 이들을 포괄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출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진보당 해산 심판 사건을 계기로 진보정당 재편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수호,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등 진보진영 인사 20여명은 다음달 초 '새로운 대중적 진보 정당 건설'에 대한 제안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문에는 현재 정의당, 노동당 등으로 분열된 진보정당의 재편과 통합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적 진보 정당 노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내용에서는 노동자 중심주의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다시금 야권 통합론이 나오고 있지만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새정치연합의 현재 상황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이 독자노선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어 가능성은 낮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보당 해산으로 새로운 공안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진보진영의 재편이 가능하게 되는 등 단기악재, 장기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