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강정훈 교수] 가정에서 딸이 태어나면 기쁨과 아름다움과 축복이 온 집안에 가득하게 된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조폐청에서 1982년부터 발행한 정부공식 메달인 소녀메달(Mazal Tov, A Girl State Medal)은 새로 태어난 딸에게 선물하는 이스라엘에서 사랑 받는 은메달이다.
유대인 아버지는 새로 태어난 딸에게 다음과 같이 축복한다.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오! 나의 비둘기야
네 얼굴을 보자꾸나.
네 목소리를 듣게 하라.
네 목소리는 달콤하고
네 모습은 어여쁘구나."
위의 시는 솔로몬 왕이 한 소박한 시골 소녀인 술람미 여인을 사랑하여 노래한 아가서의 한 구절(2:14)이다. 아가서는 영어로는 '노래 중에 노래(song of songs)'로서 히브리 구약성서의 시가서 중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서 대화체로 구성된 한 편의 시이다. 이 아가서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그들의 최대 명절인 유월절 저녁 식사의식에서 매 년 옛날을 회상하며 낭독하고 있다.
아버지의 축복에 이어서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가 딸에게 축복한다.
"우리 유대의 위대한 어머니들인
사라와 리브가.
라헬과 레아.
여 선지자 미리암,
그리고 아비가일과
아비하일의 딸 에스더 왕비에게
축복을 내리신 이여
오늘 태어난 이 기쁜 아기에게도 복 내려 주시고
그의 이름을 불러 주소서"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어머니를 하나하나 부르면서 그들에게 축복하시던 그 축복을 이 아기에게도 이름을 부르시면서 똑같은 축복을 해달라고 기원하고 있다.
참으로 감격할 만한 장면이다.
사라(Sarah)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아내이자 열국의 어머니이다.
리브가(Rebecca)는 아브라함이 100세에 얻은 아들, 이삭의 아내이자 야곱의 든든한 어머니이다.
라헬(Rachel)과 레아(Leah)는 집념의 청년 야곱이 사랑을 위해 14년 간 머슴살이를 하여 차지한 아내로서 열 두 아들을 낳아 현제의 이스라엘의 12지파의 어머니가 되었다.
미리암(Miriam)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킨 모세의 누이로서 광야 생활 40년 간 모세를 돕던 여선지자이다.
아비가일(Abigail)은 이스라엘 국기에 펄럭이는 '다윗의 별'처럼 빛나는 다윗 왕이 사울왕의 핍박을 피해 황무지에서 어려운 생활을 할 때 다윗과 그 군사들을 먹여준 지혜로운 어머니로서 다윗의 아내가 된 여인이다.
에스더(Esther)는 이스라엘과 유다가 앗시리아와 페르시아에 멸망하여 70년 간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유대 처녀로서 삼촌 모르드개의 아내 아히가일을 엄마처럼 모시고 살다가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히브리식 이름이며 헬라식은 아닥사스다, 영어로는 크셀크세스라 부른다.)의 왕비가 되었고 그녀의 지혜로운 처신으로 대학살을 당할 뻔 한 이스라엘 민족을 구한 역사적인 어머니이다.
소녀 메달의 앞면에는 한 송이 장미가 피었고 히브리 구약성서 룻기의 한 구절(3:10)을 적어 넣었다.
"내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히브리어를 가운데 쓰고 영어는 둘레에 넣었다.
"Blessed be Thou of the Lord, my daughter. Ruth 3:10"
메달의 뒷면에는 구약성서에서 축복 받은 땅이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라고 부르던 전설의 땅 이스라엘에서 생산되는 '이스라엘 식량 7종(seven species)'을 기록한 신명기 구절(8:8)의 곡식과 과일을 그려 넣었다.
"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올리브나무와 꿀의 소산지라"
즉 7종의 농산물은 2종의 곡식과 5종의 과일이다. 여기서 꿀은 벌꿀이 아니고 시럽을 만들면 꿀 같이 단맛이 나는 대추야자(date palm)의 열매를 말한다. 태어난 어린 딸이 풍요의 땅에서 감사하며 살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식량 7종을 디자인한 것이다.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