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성탄절 행사가 금지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시에라리온 정부는 성탄절 5일 전인 20일부터 이 같은 조처를 시행한다며,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한 번에 모이는 행사를 열거나 참석하는 것을 금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성탄절 당일에는 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정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조처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신체를 접촉하는 것을 막아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조처에 일부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탄절 행사를 막는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는 데 큰 효과가 없으며, 시에라리온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뿐이라는 것이다. 시에라리온은 인구 대다수인 60%가 무슬림이지만 기독교인 인구도 10%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에라리온은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서 시에라리온에서는 지금까지 7798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이 중 1천9백 명 가량이 숨졌다고 밝혔다. 당초 감염자 수는 라이베리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는 7719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망자 수는 아직 라이베리아가 가장 많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서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교회 행사들이 피해를 입어 왔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에서는 성공회와 가톨릭 교회가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교회 성찬식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소속 교회들에 내리기도 했다.
또한 교회측은 성찬식을 하더라도 성직자가 손으로 빵을 찢어 성도들의 입에 넣어주고, 같은 잔으로 포도주를 나누어 마시는 기존의 성찬식 방식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도 조언했지만 많은 교인들이 이 같은 변화에 거부감을 느껴 기존 성찬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당시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