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매년 성탄절 시즌이면 유독 거세지는 미국 무신론 단체들의 공격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됐다. 미국 주요 무신론 단체 중 하나인 미국의무신론자들(American Atheists)은 이번 해는 특히 미국에서 가장 기독교 영향이 강한 남부와 중서부 '바이블 벨트(Bible Belt)'에서 옥외광고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이 내건 광고판에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어린이의 사진과 함께 "산타 할아버지께, 이번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은 교회 빠지기예요! 동화 들을 나이는 지났거든요(Dear Santa, All I want for Christmas is to skip church! I'm too old for fairy tale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미국의무신론자들의 대표 데이비드 실버맨 회장은 "모든 아이들은 교회가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늘어놓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예배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성탄절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오늘날 성인들은 더 이상 부모 세대가 믿어 온 거짓말을 믿는 척 하지 않아도 된다"며, "부모들이 갖고 있던 신에 대한 믿음이 틀린 것이었다고 인정해도 된다. 그리고 자녀들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는 것 역시 아무 문제 없다"고 전했다.
이들의 옥외광고 캠페인은 멤피스, 내슈빌, 세인트루이스, 포트스미스 등지에서 시작해 밀워키 쪽에서도 이 지역 무신론 단체인 자유사상가들(Freethinkers)가 지지 아래 전개되고 있다. 특히 광고판들은 학교나 교회와 가까운 주택가 쪽에 집중적으로 설치되고 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의 무신론 광고판들이 주로 뉴욕 타임스 스퀘어 같은 도심의 유명 장소들에 설치되어 온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캠페인의 주요 대상이 미국의 기독교 가정들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의무신론자들은 지난해에도 성탄절 시즌에 남부 지역을 위주로 옥외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당시에는 "성탄절에 필요한 사람은 누구?"라는 질문 아래에 "그리스도"라는 답을 지우고, "아무도 필요 없어"라는 답을 새겨놓은 광고판이 사용됐다.
당시 미시시피주(州) 잭슨에서는 이러한 광고판 설치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체 측은 "남부 지역이야말로 이러한 광고가 가장 필요한 곳이다"며, "무신론자들에 대한 차별과 오해가 가장 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성인들은 여전히 삶에서 신앙이 중요하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종교 전문 설문조사 기관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의 미국인이 '도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6%는 이와 반대로 신앙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9개국 가운데 22개국의 국민들 대다수가 도덕과 신앙이 깊은 연관 관계가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