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와 제자들 일행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 기도로 함께하지 못했다. 무정한 잠 때문이었다(마 24:40-43).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시 127:2)고 하셨다. 그리고 그들이 누울 때 잠이 달다(잠 3:24)고 하셨다.

경험론을 주장한 베이컨은 “잠은 신(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했고 전쟁영웅 몽고메리 원수도 “전쟁 중에는 적군보다 더 무서운 게 잠”이라 했다. 모든 동물의 피로 회복방법 중 최고가 숙면이다. 방정환 선생은 새록새록 숨 쉬며 잠자는 어린이를 천사 같다고 했고 불가(佛家)에서는 잠자는 동안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有에서 無의 경지로 돌아간다 했다.


잠을 자는 모습이나 장소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한다. 그래서 수면백태(睡眠百態)란 말이 있다.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 침을 흘리며 자는 사람, 코골이를 하며 자는 사람, 이를 갈며 자는 사람, 잠꼬대를 심하게 하며 자는 사람, 사방을 휘감고 뒹굴며 자는 사람 등은 좋은 잠버릇이 아니다. 정신의학에선 교감신경이 예민한 사람들 중에는 자면서도 방귀소리는 물론 맛있는 음식 냄새만 나도 입을 오물오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잠 잘 자는 방법을 알아보자. 마음이 먼저 잠들어야 육체도 잠든다.

①근육을 느슨하게 해 준다: 잠을 잘 땐 똑바로 눕는 것보다 오른쪽을 향해 모로 눕되 두 다리를 굽혀 근육을 느슨하게 해주는 게 좋다. 이 자세로 자게 되면 취침 중에도 소화가 잘 되고 심장에 압박을 주지 않아 혈액순환도 잘 된다 ②자기 전에 절대로 화내지 마라: 수면상태가 되는 과정은 체온과 혈압이 조금씩 떨어지는 과정이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근심을 하게 되면 체온도 올라가고 혈압도 높아진다. 결국 화는 잠을 못 들게 하는 주범이다 ③잠자리에 누워 근심하지 말라: 근심을 하게 되면 정신이 더욱 깨어나 잠들기 어렵다. 또한 동양의학에선 근심이 쌓여 ‘화병’이 된다고 한다.

④잠자리에서는 잠자는 것 말고는 딴 짓을 하지 마라: 잠자리에 누워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대화하는 등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엔 잠을 자는 것이라는 규칙을 몸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⑤잠자기 전에는 음식을 먹지 말라: 잠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위는 소화활동을 시작하고 장으로 옮겨 흡수한다. 이 때문에 잠자기 전 음식을 먹으면 위를 움직이는 자율신경계가 쉬지 않고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피곤을 풀지 못하게 된다. ⑥머리는 항상 시원하게 하라: 머리는 양(陽)의 기운이 모여 있는 곳이므로 시원하게 해 주어야 한다. 머리를 시원하게 해 주면 정신이 맑아지고 두통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⑦입을 벌리고 자지 말아야 한다: 잠자는 동안에는 침의 분비가 적어진다. 이때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면 입 안이 마르고 심장부근에 수분이 부족하게 된다.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은 대개 코에 문제가 있다. ⑧얼굴을 덮지 말아야 한다: 잠잘 때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게 되면 산소가 부족해져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⑨이불은 꼭 덮어야 한다: 잠자리에서는 자신의 체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수면에 들어가면 체온이 떨어지므로 체온 유지를 위해 이불을 꼭 덮어야 한다. ⑩베개의 높이는 6-9cm가 바람직하다. 이불의 무게는 4-5kg이 적당하나 부드럽고 보온성이 좋은 2-2.5kg정도의 이불이면 더욱 좋다.

이렇게 하여 단잠을 자고난 후 일어날 때엔 ①우선 잠에서 깨어나면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치면서 기지개를 길게 한다 ②그리고 손바닥을 빠르게 비벼 열감을 느끼면 양손바닥으로 얼굴을 세수하듯 마찰하여 기분 좋은 느낌을 맛본다 ③이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 것을 감사하고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하고 유쾌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라.

우리 인간이 누리는 하루(24시간) 중 1/3-1/4은 잠으로 채워야 한다. 즉 6-8시간을 자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수도자들은 제일 먼저 잠을 통제한다. 불교에서 스님들은 새벽 3시에 기상해 찬물로 목욕하고 예불을 하며 사찰경내를 돈다. 기독교에서 목회자들은 1년 내내 새벽 4시면 새벽기도회를 갖는다. 모두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 잠과의 대항인 것이다.

영적인 의미에선 잠잔다는 것을 방심과 타락으로 생각한다. 다윗왕도 낮잠을 잔 후 옥상에 올라갔다가 목욕하는 여인을 발견해 간음과 살인죄를 짓는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할 시간에 잠자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신하고 도망갔다. 노아는 술 취해 자다가 옷을 벗고 자는 실수를 했다. 육신적으로는 단잠 자는 복을 누리고 영적으로는 항상 깨어서 각성하며 살자.

글ㅣ김형태 한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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