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유만석 목사)에 2년여간 행정보류 상태였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올 7월 장로교의 날 행사 이후 행정보류를 풀고 백남선 총회장이 한장총 상임회장에 단독 출마하며 본격적 연합활동에 나섰다.
한장총 차기 대표회장과 상임회장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일 오후 4시를 1시간여 앞둔 오후 3시께 예장 합동 총회의 출판국장 천석봉 목사(전 사무국장)와 총회 관계자들이 한장총 사무실을 방문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태진 목사)에 백남선 총회장의 상임회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백 총회장은 방미 중으로 이달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천 목사는 "제 마음에 큰 기쁨이 된다. 오래전부터 외쳤는데 이번에 이렇게 저희 교단이 (한장총에) 동참하게 되고 한장총에서 배려해주고 자리를 마련해주신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저희 본집에 들어온 기분이고 고향을 찾아온 기분이다"고 말했다.
한장총 선거관리위원회 서기 이재형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은 합동과 통합의 쌍두마차가 끌어가야 된다"며 "다른데서는 결렬돼있고 소원한 관계지만 한장총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고 보여 고무적이고 서광이 비치는 것 같다. 통합측에서도 상당히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또 한장총 김명일 사무총장도 회의실 벽에 걸린 1981년 이후 대표회장 사진 액자를 가리키며 "4대, 8대, 14대, 17대, 25대에 합동에서 대표회장을 하셨고 1년 후에는 6번째 합동 총회장이 대표회장을 하게 된다"며 "교단 내에서도 그렇겠지만 기타 교단들도 환영하고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장총은 이달 20일 오전 10시 운영위원회에서 대표회장 후보는 추대 절차를 거치고 상임회장 후보는 투표 절차를 거친다. 운영위원회에서 대표회장 추대는 당연직 운영위원과 교단 파송 운영위원 전체 참석인원의 과반수 이상이 동의 제청해야 추대되고 상임회장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원칙으로 교단 파송 운영위원 60여 명 중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상임회장 투표는 당연직 운영위원에는 투표권이 없다. 이번에는 단독후보가 입후보해 관례상 추대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전 11시 진행되는 제 32회 정기총회에서는 인준 절차만 거친다.
상임회장 후보로 등록한 백남선 목사는 후보 소견서를 통해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장로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감당하여 한국교회에 장로교 위상을 제고하고 교회의 연합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는 기관이 되었으면 한다"며 "저는 상임회장 후보로서 개혁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계승하여 교단간의 친교를 도모하고 공동 관심사를 협의하면서 한국장로교회의 연합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에 따라 교회 연합 운동을 펼칠 것 ▲교단들과 연대해 이단과 사이비 예방 활동을 펼칠 것 ▲한민족 평화통일 과제를 준비하고 세계개혁주의 교단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것 등을 제시했다.
백남선 목사는 광신대와 총신대 신학대학원, 미국 휴스턴신학대학원, 비브리칼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광주신학교 총무처과 총회 규칙부장, 서기, 광주교단협의회장, 기독신문 부이사장, 총신대 재단 부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광주미문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이외 광주서부경찰서 경목실장, 광주경찰청 발전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대표회장 후보로 등록한 현 한장총 상임회장 황수원 목사는 "우리의 신앙의 선배이신 종교 개혁자들의 '하나님 면전'에서라는 슬로건을 잊지 않고 우리 모두 하나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특히 32회기는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의 해가 되고 있어서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어 32회기는 '사랑으로 통일을 이루어 가는 한국 장로교회'라는 주제로 본 연합회를 인도해 가려고 한다"고 후보 소견서를 통해 밝혔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으로 ▲한국교회의 교회 네트워크 ▲세계교회의 교회 네트워크 구축 ▲2015년 부활절 오후 연합예배 추진 ▲사회 단체와 연합해 청년들을 한국교회의 미래 주역으로 세우는 예머스 컨퍼런스 추진 등을 제시했다.
또한 "사랑으로 사회 통일을 이루어 가고자 한다"며 배려 국민운동으로 국민 출애굽 운동, 광복 70주년을 맞아 '섬머 엑소더스'(2015년 7월8일), 서울시의 난빛 사랑마을 연대 통해 난빛 6분 불끄기 운동 적극 권장 등을 제안했으며 "사랑으로 남북통일을 이루어가고자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황수원 목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체제 다교단 그리고 한교단 다체제의 노력을 지속하고자 하여 모든 회원교단의 결의를 촉구하고자 한다"며 기존 한장총의 주력 사업을 잘 계승해 나갈 것도 후보 소견서를 통해 밝혔다. 이외 장로교의 신학을 바탕으로 사회와 공감할 수 있는 환경문제, 그리고 대정부 대사회적 활동에 소홀함이 없도록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황 목사는 대한신학교(현 안양대학교),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미 하와이 인터네셔널 신학대학원, 미국 미드웨스트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76년 대구 대신교회를 개척해 1982년부터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의 서기, 회의록 부서기, 고시부장, 정치부장, 법규위원장, 경북노회장 등을 역임하다 2011년에는 총회 부총회장, 2012년 9월부터 1년간 총회장을 역임했다. 또 대구시 향목위원회 위원장, 대구시 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으로 섬기기도 했으며 교경협의회 중앙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편, 한장총은 올 7월 장로교의 날 행사 이후 중국과 필리핀에서 단기선교를 진행했다. 한장총 측은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딸락 지역에 있는 교회를 1500여만원을 들여 50평 규모로 헌당했다며 연합기관에서는 최초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교 마지막날에는 영화 '바세코의 아이들'에 나오는 필리핀 마닐라에 자리한 거대 판자촌 바세코에 한장총 선교팀 일부가 가서 현지에 있는 한인 선교사와 함께 직접 봉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재형 목사는 선교 130주년과 해방 70년을 맞는 내년에도 선교 관련해 큰 계획을 하고 있다며 장로교총연합회 행사할 때 동남아 등 해외에 교회를 하나씩 헌당하면 좋겠다는 소망도 갖고 있다고 내비쳤다.
덧붙여 올해 장로교의 날 행사에는 130년 전에 각 지역에 선교사를 안배했던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가 한 자리에 모여서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고 했다. 이날은 성결교 대표 이신웅 목사와 전용재 감독도 초청돼 축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