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전국체전 2년 연속 4관왕을 향한 물살을 힘차게 갈랐다.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순항을 알렸다. 박태환-김수민-황민규-김민규로 이뤄진 인천 선발은 30일 오후 제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수영 남자일반부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24초89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7분25초92의 경기 선발은 은메달을, 전북 선발은 7분28초9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4레인에서 출발한 인천시청은 김수민, 황민규, 김민규 순으로 영자를 배치했다. 언제나 그랬듯 마지막 앵커는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차원이 다른 역영을 펼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는 기쁨을 누렸다.
박태환은 5년 만에 복귀했던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자유형 200·400m, 계영 400·800m를 석권했다. 혼계영 400m에서 아쉽게 3위에 그쳐 5관왕에 실패했다. 지난달 끝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동메달 5개의 '노골드'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던 박태환은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지난해 이 종목에서 7분24초63으로 대회기록을 새로 썼던 인천은 당시보다 0.26초 뒤진 7분24초89의 기록으로도 금메달을 차지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첫 50m 구간인 650m 지점을 6분02초89로 통과, 36초대로 끊은 박태환은 이후 50m 구간 기록을 28초와 27초 이내로 단축시키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차세대 간판' 김우진(22·청주시청)은 이틀 연속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김우진은 제주 성산고교 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일반부 랭킹라운드에서 4개 거리 144발 합계 1391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우진이 쏜 1391점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1387점)을 4점 뛰어넘은 새로운 세계기록이다.
전날 열린 리커브 70m에서 합계 352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김우진은 이틀 연속 세계신기록을 쓰는 기염을 토했다. 1992년부터 세계양궁연맹(WA)의 공식 기록으로 인정 받아온 전국대회에 따라 김우진의 기록은 WA의 승인을 거쳐 곧 세계기록으로 등재될 예정이다. 이날 앞서 열린 리커브 30m(360점)와 50m(350점)에서 각각 금메달을 추가한 김우진은 대회 3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다. 리커브 30m의 기록은 세계타이기록이고, 50m 기록은 대회신기록이다.
이로써 김우진은 자신의 세계기록을 4개(개인 3·단체 1)로 유지했다. 새로운 종목이 아닌 4개 거리 144발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해 전날 대비 세계기록 보유 수는 그대로 4개가 됐다.
한국 육상 남자 단거리 강자 여호수아(27·인천시청)는 전국체전 100m 2연패에 성공했다. 여호수아는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육상 남자일반부 100m 결승에서 10초51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기록 보유자인 김국영(23·안양시청)은 10초54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조규원(23·안양시청)은 10초57로 동메달을 땄다 지난해 인천 대회 1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여호수아는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인천대회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던 여호수아는 2년 연속 2관왕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여호수아는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주종목인 200m에 출전, 2관왕에 도전한다.
'미녀 새' 임은지(26·구미시청)는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장대높이뛰기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4m1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한 뒤 지난해 인천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임은지는 지난해 기록인 4m10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4m15로 동메달을 획득한 임은지는 당시보다 5㎝ 적은 기록으로 국내 대회 정상을 지켰다.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이름을 날린 '고교생 명사수' 김청용(17·흥덕고)은 제주고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고등부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179.1점을 쏴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청용은 이어진 단체전에서 585점을 쏴, 대회신기록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정수환(569점)과 장원준(560점·이상 흥덕고), 나용수(558점·단양고)는 김청용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 달 전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과 단체전까지 접수하며 2관왕에 등극한 김청용은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이 부문 최강자임을 확인했다.
여자 카누의 '살아있는 전설' 이순자(36·전북체육회)는 성산 일출봉 앞바다에서 열린 카약 여자 일반부 1인승 500m와 2인승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는 2000년부터 2011년 전국체전까지 카약 1인승 500m 부문에서 한 번도 정상을 놓치지 않는 등 여자 카누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순자는 지난해 인천 대회에서는 2인승과 4인승에 출전해 은메달만 2개를 확보, 12연패에서 기록이 끊겼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1인승에 출전한 이순자는 국내 최강자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