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이 정부와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60명의 여성을 더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납치 사건은 지난 주 나이지리아 보르노 주 가르타 마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지역 당국자인 티제 크와다는 "이 테러단체 대원들이 아직도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 남성의 목을 자르고 많은 여성들을 납치해 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인근의 와가 마을에서도 두 명의 남성이 살해되고 여성 40명 가량이 납치됐다고도 밝혔다. 가르타 마을에서 납치된 여성 수는 2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되어, 총 60명의 여성이 보코하람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같은 사건은 정부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이 테러단체와 휴전을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했다.
정부 발표에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보코하람이 지난 4월 같은 지역 내의 치복 마을에서 납치한 여학생들 200여 명을 석방하기 전에는 휴전이 아니라는 회의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아직 이들 여학생들이 채 석방되기도 전에 또 다른 집단 납치가 발생한 데 대해서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정부가 발표가 거짓된 발표였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보르노 주 지역 지도자들의 모임인 보르노장로포럼은 "이러한 사건은 아직 정부가 실제로 이 테러단체와 협상에 도달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며, "(보코하람 대원들이) 정말로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계속해서 무고한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럼 대변인인 불라마 말리 구비오는 밝혔다.
한편, 정부의 휴전 발표 이후 치복 마을의 대표 바나 라완은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말이 사실인지 알 수 없다. 납치된 소녀들이 실제로 돌아와야 협상이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 때가 되어야 우리는 환호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보코하람측에서는 휴전에 대한 어떤 공식적인 발표도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휴전 발표가 있던 당일에도 보코하람은 니제르 국경 인근 지역인 샤파 마을을 공격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치복 마을 인근의 다른 지역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여학생 납치 사건이 발생한 이래로 석방을 위한 노력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소녀들의 소재를 파악하고도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회피해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보코하람은 반서구·반정부·반기독교를 표방하는 테러단체로 주로 나이지리아 북부를 근거지로 삼아 테러 공격을 자행해 왔다. 최근에는 이라크 시리아 지역의 이슬람국가(IS)와 같이 특정 지역을 점령해나가는 방식의 전략 전환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기독교 도시인 그워자(Gwoza)를 장악한 뒤 '이슬람 칼리프 국가(Islamic Caliphate)'를 선포했으며 100여 명의 주민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은 또한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에 테러활동 격퇴 협력을 약속한 카메룬, 니제르, 차드 3국에도 테러 공격을 가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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