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검찰이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측근이자 한국제약 대표인 김혜경(52·여)씨를 구속기소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헌상 2차장검사)은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조세범처벌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총 범죄금액은 66억600만원으로 횡령 49억9200만원, 배임 11억1400만원, 조세포탈 5억원 상당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1년5월 ㈜세모와 ㈜한국제약이 보유한 영업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금·중도금 명목으로 16억원을 교부받아 보관 중 자신의 마이너스 대출 변제금 등으로 임의 사용했다. 또 2012년6월 한국제약 돈으로 유 전 회장의 루브르 박물관 등 전시회 자금 지원을 위해 유 전 회장 사진 4장을 1억 1,000만원에 구입했다.
지난 2006년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한국제약의 스쿠알렌, 화장품 등의 24억원 상당의 매출을 누락시켜 판매대금 24억원 상당을 임의사용하고, 5억원 상당의 법인세 등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당초 김씨를 유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보고 은닉재산 파악하는 데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청해진해운의 모기업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6.29%를 보유해 유 전 회장의 두 아들(19.44%)에 이은 3대 주주다. 다판다의 지분 24.41%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세월호 선주사 청해진해운의 최대 지주사이며 다판다는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밝혀줄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세월호 참사 직후 그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김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말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씨가 수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자 지난 5월8일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여권무효화 조치 및 범죄인 인도 절차에 착수하는 등 강제 송환에 나섰으며, 5월16일 인터폴(국제형사기구)은 김씨에게 적색 수배를 내렸다. 결국 김씨는 지난달 4일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아파트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의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체포됐다.
이후 김씨가 정식 범죄인 인도재판 청구를 포기하고 이민재판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 김씨는 검찰에서 4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이어간 이유를 "나를 비롯한 계열사 관계자들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당황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