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한 파업 찬반투표가 재적대비 55.9%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전병모)은 22일 오후 전체 조합원 1만79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를 종료, 개표한 결과 1만11명(전체 조합원 대비 55.9%)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 지난달 25일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 상태라 이날 개표 결과에 따라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졌다.
노조가 올해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20년만의 파업이 된다. 노사는 지난 1995년 첫 무분규 타협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분규 타협 기록을 이어온 바 있다.
노조는 당초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투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투표 마감시한을 무기한 연장했다 지난 20일 개표 방침을 결정했다.
노사는 24일 한달여만에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노조의 실제 파업 돌입 여부는 24일 교섭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그동안 40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단 1건의 조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지난 협상까지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안 ▲월차제도 폐지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
하지만 회사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데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노조가 쉽사리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2·4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룹 내 임원 30% 감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