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마이크 허커비(Mike Huckabee) 전 아칸소 주지사가 최근 휴스턴 시에서 일어난 목회자 설교 제출 요구 사건을 비판하면서, 이 같은 시의 강압적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미국 전역의 목회자들이 애니스 파커 시장에게 설교를 보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파커 시장이 수천수만의 설교와 성경책을 받아보면 좋겠다"며 "그가 목회자들을 고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데에 여러분 모두 화가 났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겠다. 시장이 그렇게 목회자들을 설교를 원한다니 제안하겠다. 휴스턴시의 목회자들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모든 목회자들이 그에게 설교를 보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보수교단인 남침례교(SBC)의 목회자이기도 한 허커비는 또한 휴스턴 시가 논란이 많은 성평등 법안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도 무시했다는 사실 역시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주민투표를 막으려는 시도를 비판한다"며, 특히 "기독교인들은 증오를 조장하는 거짓된 신과 종교적 편견에 굴복하지 않았단 이유로 (제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휴스턴 시 의회가 지난 5월 통과시킨 이 법안은 생물학적 성이 아닌 성정체성에 따라서 화장실 등 성 구분이 있는 공중시설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남성이라도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 여성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법안은 주민들의 큰 반발을 샀고 이에 법안 폐기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제안하는 탄원운동이 일었다. 그러나 휴스턴 시는 탄원서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 필요로 되는 서명자 수를 충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목회자들이 설교 제출 명령을 받은 것은 법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 의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것으로 밝혀졌다.
HERO로 알려진 휴스턴 시의 성평등 법안은 의회에서 11대 6의 표로 통과됐으며, 파커 시장 역시 이 법안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파커 시장은 시 최초로 공개적인 동성애자로서 시장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법안은 공공시설에서와 직장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휴스턴 시 법령 2장 15조와 17조를 개정한 것으로, 인종, 민족, 국적, 피부색, 나이, 성별, 가족 관계와 결혼 여부, 장애, 종교 등뿐 아니라 성적 지향성과 성정체성에 기반한 차별까지도 금지했다.
한편, 이번에 설교뿐 아니라 교인들과의 대화 내용까지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명령받은 목회자는 5명으로, 이들은 모두 성평등 법안 폐기 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회자 중 한 명인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 스티브 리글 목사는 "파커 시장이나 동성애, 성정체성을 언급한 설교나 연설 내용 모두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교인들과 나눈 모든 대화 내용까지도 공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강요는 목회자들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적 문제들에 대해 입을 다물게 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파커 시장은 목회자들에게 법원 명령이 내려진 데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휴스턴 시 목회자 협회의 데이브 웰치 총무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법안을 둘러싼 법적 소송에 대한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파커 시장은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말하기 원하는 것을 말할 권리가 있다. 비록 그 내용에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리고 목회자들에 대한 법원 명령에 대해서는 "그들이 교회에서 무엇을 설교했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탄원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