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기독일보] "우리가 목사님을 이렇게 기억하는 것은 단지 오래 사셨기 때문이 아니라 참된 신앙인이었고 훌륭한 인격자였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의 산 증인이었던 고(故) 방지일 목사의 추모물결이 미주 이민교계에도 이어졌다.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뉴욕교협·회장 김승희 목사)는 1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뉴욕효신장로교회(담임 문석호 목사)에서 미주 교계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故 방지일 목사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행사주최는 뉴욕교협과 유가족 일동이었으나 뉴욕목사회, 뉴저지교회협의회, 뉴저지목사회가 후원하고 필라델피아 교계인사까지 참여하는 등 뉴욕과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미주 동부지역 교계가 참여하는 추모예배로 진행됐다.
이날 예배는 조문휘 목사(온누리장로교회)의 인도로 양춘길 목사(뉴저지필그림교회) 기도, 장경혜 목사(뉴욕교협 총무) 성경봉독, 뉴욕목사합창단-뉴저지목사연합합창단 연합찬양, 이용걸 목사(필라영생장로교회) 말씀, 이양의 장로(뉴욕한인중앙교회) 약력소개, 조진모 목사(필라연합교회) 회고담, 김정국 목사(뉴욕교협 증경회장) 조사, 문석호 목사(뉴욕효신장로교회) 조사, 양군식 장로(뉴욕효신교회) 조가, 방지각 목사(뉴욕효신장로교회 원로목사) 유족인사, 박희소 목사(뉴욕교협 증경회장)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이용걸 목사(필라영생장로교회)는 이날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창25:7-11)라는 제목을 통해 "방지일 목사님이 보여주신 복음 전파를 위한 열정과 한국교회를 향한 사랑 그리고 후배 목회자들에 대한 격려와 사랑을 영원히 우리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고인이 삶의 전반과 후반에 걸쳐 열정적인 사역을 보여줬던 것과 같이 여기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하프타임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후반을 준비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진모 목사(필라연합교회)는 회고사를 통해 방지일 목사가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조진모 목사는 방지일 목사의 영향을 '복음, 소명, 사명' 세 단어로 축약하면서 "청년시절에는 선교사로, 중년시절에는 목회자로, 또 은퇴이후 노년시절마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신 방지일 목사님은 한국교회에 복음의 능력을 보여주셨고 소명의 중요성과 사명이 무엇인가를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김정국 목사(뉴욕교협 증경회장)는 조사에서 "우리가 고인을 추모하는 이유는 단지 103세까지 장수하신 이유 때문 만이 아니다"라면서 "방지일 목사님은 백전불굴의 신앙, 고결한 인격, 다정한 인품, 해박한 지식, 돋보이는 지도력이 있으셨던 분이다. 세상을 천국의 가치로 바꾼 고인의 뜻을 본받자"고 강조했다.
문석호 목사(뉴욕효신장로교회)는 "한국교회의 산 증인이자 훌륭한 신앙의 선배를 떠나 보내는 것과 격동의 한국사와 한국교회사의 큰 별이 떨어진 것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금할 길이 없다"면서 "그러나 육신의 한계를 넘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셨던 방지일 목사님이 이제 영원한 아버지의 집에서 편히 쉬실 것을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다. 그곳에서 그렇게 사랑하는 주님과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니 우리 모두 모두 방지일 목사님의 사역을 본받아 우리 또한 천국에서 방지일 목사님을 다시 만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인의 사촌동생이자 뉴욕효신교회 원로목사인 방지각 목사가 유족인사를 전했다. 방지각 목사는 "사촌 형의 장례가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진 것에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곳 뉴욕뿐만 아니라 원근각처에서 참석해주셔서 형님을 추모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살아 생전 형님을 생각하면 예수님 전하는 것에만 모든 힘을 쓰셨다. 고인의 호 '곽송은 소나무에 앉은 뻐꾸기를 뜻하는데 정말 늘 뻐꾸기가 노래하듯 예수님 전하는 것 밖에 모르셨다. 형님의 삶을 돌아보니 정말 흠잡을만한 데가 없었는데 정말 그리스도를 본받은 형님처럼 저 또한 형님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인은 1911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방효원 목사 아들로 태어나 선천 신성중학교와 평양 숭실대, 평양장로회신학교를 나왔다. 신학교 시절, 평양대부흥운동의 중심지였던 평양 장대현교회 전도사로 시무하면서 길선주 목사와 함께 사역하기도 했다. 1937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중국 산둥성 일대에서 21년간 선교사로 사역했다.
귀국 이후 지난 1958년부터 20여 년간 서울 영등포교회 담임을 맡아 성공적으로 목회를 했다. 예장 통합 총회장과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 한국교회연합 명예회장 등을 역임한 고(故) 방지일 목사는 정부로 부터 국민훈장 모란장(2008)을 받았고, 저서로는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2010)', '세이레 평화 기도회(20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