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 여론조사에서 조사대상사들 대다수가 한국의 빈부격차를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조사자들도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약간의 세금 증세를 동의하되 부자에 대한 두배이상의 증세를 주장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3~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빈부격차'에 대해 조사한 결과, '매우 심각하다' 56%, '어느 정도 심각하다' 30% 등으로 86%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12%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는 모른다고 답했다.
앞서 우리나라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1985년 4월 응답자의 85%(조사인원 1205명)가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IMF 구제금융' 시기였던 1999년에도 그 비율이 93%(조사인원 1557명)로 나타나 지난 30년간 큰 변화는 없었다. 이와 함께 빈곤의 원인에 대해서는 '노력해도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 65%, '자신의 노력 부족 때문에 가난한 경우가 더 많다'는 응답이 30%였으며, 나머지 5%는 대답을 거부했다.
1990년 조사에서는 '환경' 52%, '개인 노력 부족' 38%였던 것과 비교하면 빈곤의 원인이 사회적 환경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늘었다. 빈곤의 원인이 사회적 환경이라고 답한 사람들 중 연령대별로는 19~29세 69%, 30대 70%, 40대 74%, 50대가 57%, 60세 이상 53% 등으로 20~40대가 빈곤의 원인이 '환경'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 우세했다. 반면 50대(40%)와 60세 이상(38%)에서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답해 나이가 들수록 노력과 책임이 차지하는 비중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약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내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는가 하는 질문에 75%는 '받아들일 수 없다', 22%는 '받아들이겠다'고 답했으며 3%는 대답을 유보했다. 반면 부자들에게 세금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내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76%가 '찬성'을 했으며, 21%가 '반대', 4%가 '모른다'고 답했다. 즉,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개인이 두 배 이상의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부자들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내는 것에는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내한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빈부 격차,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소득 상위 1% 부자들에게 최고 8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역시 47%가 '찬성', 46%가 '반대'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 9월23~25일(3일간)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