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16일 간 45억 아시아인들의 시선을 하나로 모았던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4일 오후 7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폐회식을 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장진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폐회식은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라는 주제로 150분 간 성대하게 진행됐다.
폐회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 셰이크 아마드 알파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북한은 황병서 노동당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등 11명을 파견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최측근이자 북한 내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를 위해 대거 방한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다문화 어린이 30여명으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잔잔한 하모니로 시작을 알렸고 국립무용단이 천상화와 소고춤으로 꿈으로 피어난 아시아를 표현했다.
폐회식 중간에는 대회 하이트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소개되면서 대회 기간 각국 선수단이 보여준 기쁨과 환희, 긴장과 탄식의 순간을 전달했다.
45개국 선수단은 세로토닌(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의 일종으로 스트레스와 갈등을 줄이고 격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호르몬) 드럼 클럽의 타악 퍼포먼스 속에 입장했다.
개회식과는 달리 각국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입장해 '하나 되는 아시아'라는 대회 주제를 각인시켰다.
승패의 부담을 완전히 지운 선수들은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축제를 즐겼다. 선수들은 국적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어울리며 우정을 나눴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손수 발 벗고 나선 자원 봉사자들은 가장 마지막에 입장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영수 대회 조직위원장은 폐회사를 통해 "승자가 패자에게 손을 내밀어 위로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모습에서 우리는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남이 아니다. 주저하지 말고 가슴을 열고 손을 내밀자"고 전했다.
세이크 아마드 OCA 회장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얻은 추억과 새로운 친구들을 평생동안 간직하기를 바란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여러분 인생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점으로 항상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이크 아마드 OCA 회장의 폐회선언 후 대회기는 2018년 차기대회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자카르타)로 이양됐다. 곧이어 16일 간 인천을 환하게 밝혀준 성화가 소화되면서 축제의 끝을 알렸다.
인도네시아 공연단은 '경이로운 세상'이라는 주제의 공연으로 차기 대회 개최국의 문화를 널리 알렸고 국내 인기그룹 빅뱅과 씨앤블루도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 걸린 총 439개의 금메달 중 79개(은 71개·동 84개)를 가져가 5회 연속 종합 2위라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2002년 부산 대회 260개 이후 가장 많은 234개의 메달을 따냈다.
중국이 금메달 151개, 은메달 108개, 동메달 83개로 여유있게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금메달 47개, 은메달 76개, 동메달 77개로 중국과 한국의 뒤를 이었다.
사격은 한국 전체 메달의 10%에 달하는 금메달 8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를 쓸어 담아 최고 효자종목으로 거듭났고 펜싱도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로 아시아를 호령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역도를 앞세워 2002년 부산대회(종합 9위) 이후 12년 만의 톱10 입성에 성공했다.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종합 7위다.
각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풍성한 대회 기록이 양산됐다.
대회신기록은 무려 87개가 쏟아졌고, 아시아신기록은 한국 양궁의 김우진·정다소미를 포함해 28개나 나왔다. 세계신기록도 14개가 작성됐다. 한국 양궁 컴파운드 여자단체전과 엄윤철과 김은국 등을 앞세운 북한 역도의 선전이 돋보였다.
선수들의 땀과 투혼과는 달리 대회 운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07년 4월 유치 확정 이후 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