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36년만에 아시안게임 '남북 대결'이 성사됐다.
이광종(5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남자 준결승에서 이종호(전남), 장현수(광저우부리)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태국을 2-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던 1986서울대회 이후 28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연장 접전 끝에 이라크를 1-0으로 제압한 북한이다. 북한도 1990베이징대회 이후 24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한국과 북한이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지난 1978방콕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당시 결승에서 한국과 북한은 연장까지 가는 120분 혈투를 벌였지만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다.
아시안게임 역대 상대전적은 1승1무1패로 팽팽하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0광저우대회 조별리그로 한국이 북한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한 수 위의 기량을 앞세워 태국을 압박했다. 태국은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는 식으로 운영했다.
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등 총 5경기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한국의 맹공을 막았다.
전반 막판까지 골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0-0으로 전반이 끝나면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한국이 오히려 꼬이는 흐름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종호가 해결사였다. 이종호는 전반 41분 임창우(대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연결해 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0'(제로)의 균형이 깨지자 분위기가 급격히 한국 쪽으로 흘렀다. 전반 45분 이재성(전북)이 얻은 페널티킥을 주장 장현수(광저우부리)가 가볍게 추가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순식간에 2-0으로 달아났고, 전반을 앞서며 마쳤다.
이광종 감독은 후반 20분에 불편함을 호소한 김진수(호펜하임)를 빼고 곽해성(성남)을 투입했다.
2골을 허용한 태국은 전반과 달리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선보였고, 소나기 슈팅을 퍼부으며 한국을 위협했다.
그러나 골키퍼 김승규(울산)가 와일드카드 자원답게 환상적인 선방을 선보이며 골문을 굳게 지켰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돼 한국의 승리로 끝이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어 치료 중인 196㎝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이날 일찌감치 2-0으로 승기를 잡으면서 김신욱의 투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결승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앞서 오후 5시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정일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남북 대결이 성사된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은 내일(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