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지난 10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가족과 애인을 잃은 크리스천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10일 바그다드 시내 동부 지역에 위치한 알가디어(Alghadeer)에서 세 차례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사망하고 부상당한 가운데, 약혼한 지 일주일도 안 되는 크리스천 커플과 가족이 희생자들에 포함됐다고 26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번 차량 폭탄테러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교전 중인 하이데르 알아바디 신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바그다드 방문 시기에 맞춰 일어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에쌈 알사막(Essam Elsamak)은 지난 9월 4일 약혼한 약혼녀와 어머니, 조카가 죽는 가운데 혼자 살아남았다. 폭탄은 그들이 알가디어 쇼핑센터로 걸어가고 있을 때 터져 피해가 컸다.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한 크리스천 여성은 "마지막 폭탄은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폭발해 우리는 거의 죽을 뻔했다"며 "이 나라에서 사는 것은 너무나 끔찍하다. 외국으로 떠나지 않으면 우리는 이 나라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상 이유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녀는 "그날 저녁 저와 남편은 상점에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며 "집에 돌아오고 10분 정도 지나 엄청난 폭발 소리를 들었다. 10대 자녀들은 너무 놀라고 무서워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바그다드에서 크리스천의 미래는 너무 어둡다"며 "밖으로 나가는 것이 위험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변의 다른 크리스천들은 비자를 발급받고 해외로 떠났다는 소식을 매일 듣고 있다. 우리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이라크에 남은 크리스천들의 안전과 나라의 어둠 가운데서 빛이 될 수 있도록, 최근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군사 지원을 통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되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