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에서 시 의회를 기도로 시작하는 전통이 세속주의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스앨라배마의 헌츠빌 시티측은 기독교 목회자가 이끄는 기도 대신 무신론자의 개회사로 이번 의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세속주의 단체가 기도를 중단하지 않을 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압박을 가한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노스앨라배마 무신론 단체인 자유사상협회(Freethought Association) 이사진 중 한 명인 켈리 맥컬리는 이번 의회에서 개회사를 전할 예정이다. 그는 헌츠빌 시티 역사상 처음으로 기독교 목회자가 아니면서 의회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맥컬리는 미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신론 단체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이 시 의회측에 기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이후, 시 지도자들에게서 의회 개회사를 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맥컬리는 "어떤 종파와도 무관한 개회사를 전하려 하고 이를 통해서 의회에 중요한 시민의 가치를 일깨워주려고 한다"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헌츠빌 시티에서는 그동안 각종 시 행사의 90% 이상이 기도로 시작되어 왔다. 그러나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2012년 2월 이래로 지속적으로 시 의회를 포함한 각종 행사들이 기도로 시작되는 것은 "15%의 미국인은 종교가 없다는 사실을 배제한 강압적인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압박을 가해 왔다.
한편,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미 전역의 모든 공공기관들에서 기도를 철폐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앞서 플로리다의 한 공립학교도 이들 단체의 압박에 못 이겨 학교 풋볼팀의 경기 전후로 지역 목회자들이 기도를 인도해 왔던 전통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공립학교(Orange County Public Shool)는 기도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행사 때 성경 문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도 알렸다. 이 학교 대변인에 따르면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공립학교가 특정 종교활동을 지지해서는 안된다는 헌법 내용에 어긋난다"며 불만을 제기했고, 마찬가지로 고소하겠다는 위협을 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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