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했다. 양국간 공식 서명 이후 4년 4개월 만이며, 국회 제출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95명 중 170명이 참석해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정책의총을 마친 후 오후 3시께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했고, 박근혜 전 대표도 본회의장에 함께 입장했다. 약 150여 명이었다.
본회의는 24일로 잡혀 있었지만 국회가 휴회 결의를 하지 않은 만큼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22일 오전 황우여 원내대표가 최종적으로 김진표 원내대표를 만나 막판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되자 황 원내대표가 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준안 표결에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를 포함해 8명, 미래희망연대 의원 2명, 이회창 전 대표 등도 입장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오후 3시 국회 본회의를 소집하고 오후 4시까지 심사기일을 정한 뒤, 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심사를 마쳐줄 것을 여야에 요청했다.
오후 3시5분께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 모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분 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입장하고 전체 40여 명의 민주당 의원도 본회의장에 자리했다.
한나라당이 비준안 `날치기 처리'를 위해 점거했다며 민주당 측의 강력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오후 4시 8분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터트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루탄이 터진 것은 국회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김 의원은 최루탄을 터뜨린 직후 국회 경위들에 의해 격리조치됐다.
이후 본회의장 의원들은 일단 자리를 피한 후 20여분 후 본회의가 시작됐다. 4시 24분 사회권을 가진 한나라당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비공개 결정'부터 표결해 본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어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직권상정한 뒤 표결을 실시한 후 가결을 발표했다. 본회의 시작 5분만에 한미FTA 비준안이 통과됐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30여명은 고성을 지르며 격하게 반발했고, 한 때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무시한 '날치기 처리'라며 민노당 일부 의원들은 의장석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미FTA 비준안은 지난 2007년 6월30일 양국간 공식 서명 이후 2008년 10월 8일 국회에 처음 제출됐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국회 비준을 통과했지만,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정국경색 삼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