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중국의 한 목회자가 자신의 교회에서 십자가가 강제 철거되는 것을 막으려 하다 체포되어 징역 10년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40세의 황 이지(Huang Yizi) 목사는 저장성 원주에 소재한 삼자교회 소속 교회인 구원교회(Salvation church)를 담임하고 있었으며, 지역 당국이 십자가를 철거하려고 하는 데 반대해 교인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가 국가 교란 혐의로 지난 2일 체포됐다.
저장성에서는 지난 7월부터 당국이 대대적으로 교회 십자가 철거 작업을 벌여 왔으며 이에 반발하는 교인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들로부터 종교자유 억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황 목사의 교회에서도 십자가 철거 당일 1천여 명의 교인들이 교회를 둘러싸고 이에 맞섰으나 당국 관리들과 경찰들이 전기 충격기 등을 사용해 폭력을 행사한 데 따라 50명 가까이 되는 교인들이 부상을 입었다. 십자가는 결국 14일 철거됐다.
저장성 당국은 현재까지 지역 내 229개 교회에서 십자가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서 건물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은 교회 수도 1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목사는 체포되기 전 자신의 블로그에 "당국의 십자가 강제 철거와 교회 파괴는 혹독한 종교 박해이자 중국 기독교인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 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신앙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 당국을 비판하는 글들을 올리면서부터 내가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해 왔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또한 "언젠가는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4월에도 당국이 나를 두 차례 구금했었다"고 전했다.
한편, 기독교 인구가 많은 저장성 지역에서 이와 같이 교회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서 기독교 박해 전문가들은 교회 성장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차이나에이드(China Aid)의 밥 푸 회장은 "교회를 파괴하는 것은 기독교의 빠른 성장을 막기 위한 중국 당국의 잘 짜여진 정책의 일환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처럼 고의적으로 교회에 가해진 상처는 치유에 이르기까지 많은 세월이 걸릴 것이고, 그나마 남아 있는 중국 정부와 종교 커뮤니티 간의 신뢰마저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CC)은 십자가 철거나 교회 파괴는 중국 정부가 기독교에 대해 가하는 박해의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ICC의 김수영 동아시아 매니저는 "저장성 당국이 기독교인들과 교회 시설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시진핑 주석이 이 사태에 개입해서 종교자유를 보장하는 중국 헌법에 대한 침해를 즉각적으로 멈추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